정명원 코치가 꼽은 정대현의 호투 비결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6.18 10: 04

“역시 완급조절이다”.
kt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이 5.71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공격력 역시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최근 외국인 타자 2명을 활용하면서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투수진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정대현-옥스프링이라는 안정적인 원투펀치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특히 정대현의 호투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몰라보게 달라졌다.
정대현은 지난해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kt로 이적했다. 지난해 12월 군입대를 앞두고 있었지만 kt의 선택을 받고 군 문제 해결을 미뤘다. 정대현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옛 스승 정명원 투수 코치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었다. 두산 시절부터 애정을 갖고 키우던 제자였기 때문. 스프링캠프 때는 특별 관리 속에 정대현을 선발로 키우기 위해 총력을 다 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정대현은 좀처럼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준비가 늦어지면서 경기 초반에 강판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점차 이닝 수를 늘려갔고 지난달 28일 잠실 LG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최고 피칭을 선보였다. 개인 1경기 최다 이닝(7이닝), 최다 탈삼진(9개) 등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한 경깁 반짝이 아니었다는 것이 더 의미 있었다. 이후 등판에서도 5이닝 1자책(9일 사직 롯데전), 7이닝 2실점(16일 수원 NC전)으로 활약했다.
그렇다면 정 코치가 본 정대현의 호투 비결은 무엇일까. 먼저 정 코치는 최근 정대현의 활약에 대해 “지금 대현이가 없다면 팀에서 로테이션을 돌리기 힘들다. 열심히 해주고 있다”며 칭찬을 잊지 않았다. 이어 정 코치는 호투 비결에 대해 “완급조절이 장점이다. 타자와 타이밍 싸움을 할 줄 안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정대현은 커브의 구속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정대현은 “캠프 때부터 많이 던졌는데, 잘 들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 정 코치는 “커브는 두산 시절부터 던지라고 했다. 그런지 3년이 됐다. 이전부터 ‘카운트를 잡는 볼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고 그게 지금의 슬로우 커브가 됐다. 계속 던지던 게 잘 돼서 자신 있게 던지고 있다.”라고 답했다.
정대현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0km 초반이다.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는 아니지만 변화무쌍한 구속이 부족한 점을 메우고 있다. 정 코치는 “빠른 구속을 계속 던질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 직구 구속이 131~137km까지 느리고 빠르게 던진다”면서 “자연적으로 컷패스트볼처럼 움직임이 생기는 게 좋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그 직구가 제구가 되면서 정대현의 피칭이 빛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정 코치는 “예전에는 결정구로 쓰는 직구가 잘 안 들어갔는데 제구가 되다보니 타자들의 타이밍이 안 맞는다. 그리고 커브 사용 빈도가 많아지면서 타자와 타이밍 싸움이 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코치가 강조한 점은 단기간 내에 이 직구와 커브가 완성된 게 아니라는 것.
정 코치는 “그동안 오래 연습했던 것이 시합할 때 나오고 있다”면서 “또 여기서는 한 번 못 한다고 (로테이션에서)빠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코치는 “그렇다고 기회를 준다고 무조건 되는 건 아니다. 정대현이 그 기회를 잘 잡았다”라고 덧붙였다. 두산 시절부터 엄하게 다뤘던 제자인 만큼 정대현의 호투에 누구보다 반가운 기색이었다.
아울러 정대현은 kt가 지불한 특별지명 비용인 10억 원 이상의 가치를 해내면서 팀 내 최고 에이스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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