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kt 만나면 안 돼".
한화 김성근(73) 감독은 요즘 kt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경계심을 잔뜩 드러낸다. 한화와 함께 6월 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팀이 바로 kt다. 6월 14경기에서 9승5패로 한화와 공동 1위. 김 감독은 "지금 kt를 만나면 안 된다. 초반의 kt를 생각하면 안 된다. 무서운 팀이다"고 인정했다.
kt는 6월 들어 막강한 타선의 힘으로 상위권 팀들을 잡고 있다. 6월 팀 평균자책점은 9위(5.47)에 머물러 있지만 팀 타율은 전체 1위(.306)에 올라있다. 장타율 1위(.496), 출루율 3위(.369)에 홈런도 23개로 넥센과 함께 리그 최다. 경기당 평균 득점도 6.86점에 달한다.

김성근 감독은 "외국인 타자 2명으로 간 것이 좋은 판단 아닌가 싶다. 트레이드도 그렇고 조범현 감독이 팀을 잘 만들어가고 있다. 그게 바로 조범현의 힘이다"고 칭찬했다. 기존 앤디 마르테와 함께 댄 블랙이 가세하며 외국인 타자 2명으로 공격력을 극대화한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블랙은 12경기 타율 3할9푼6리 21안타 4홈런 14타점으로 놀라운 적응력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초 롯데와 5대4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포수 장성우와 외야수 하준호가 핵심 멤버로 자리매김했다. 4월까지 심각한 공격력 저하로 큰 어려움을 겪은 kt이지만 이제는 모든 팀들이 두려워하고 있다. 타팀의 모투수는 "요즘 kt 타선 집중력이 대단하다"고 인정했다.
김성근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4~5월에는 수비로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는데 이제는 수비도 뒷받침이 잘되고 있다"며 "kt가 지금 같은 기세라면 5할 승률 팀이 이렇게 많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도 kt는 계속 좋아질 것이다. 타선이 강하고, 어린 투수들도 성장 중이다"고 전망했다.
사실 김성근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kt를 상당히 높게 평가해왔다. 4월 kt가 한참 헤맬 때도 "쉽게 보면 안 된다. 접전 승부에서 지는 경기가 많고, 원사이드 한 경기가 별로 없다. 조범현 감독은 그렇게 허술하게 야구하지 않는다"며 5월 트레이드 후에는 "kt가 대단한 트레이드를 했다. 투수를 3명이나 줬지만 포수 등 필요한 부분을 채웠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감독의 전망대로 kt는 트레이드 이후 팀의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고, 블랙의 합류와 함께 6월 태풍의 눈으로 거듭났다. 화제의 중심에 있는 한화도 올 시즌 kt와 상대전적에서는 5승4패로 겨우 1승을 더했을 뿐이다. 김 감독은 "우리는 초반이나 지금이나 계속 kt가 무섭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한화는 남은 전반기 kt와 대결이 없다. 내달 21~23일 수원에서 후반기 첫 3연전을 kt와 맞붙는다. 당분간 kt를 만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숨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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