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4번 나들이' 황재균 "이제 안 시킬 것 같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6.18 10: 04

롯데 자이언츠에는 2명의 타자가 벌써 본인의 시즌 홈런 커리어하이와 동률을 이루고 있다. 현재 KBO리그 홈런 선두인 강민호가 홈런 23개로 자신의 최고 홈런(2010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황재균 역시 홈런 18개로 2009년 자신이 기록했던 홈런과 정확히 일치한다.
황재균에게 17일 홈런은 좀 더 뜻깊었으리라. 황재균은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회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8-1 승리를 견인했다. 6월 2승 10패 부진에 빠졌던 롯데는 오랜만에 골고루 터진 타선에 힘입어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황재균이 홈런 18개를 쳤던 2009년, 그의 소속은 히어로즈였다. 6년 전 가장 많은 홈런을 쳤던 목동구장에서 다시 18홈런 고지를 밟은 황재균이다.
황재균은 최근 4번 타자로 잠시 외출을 했다. 붙박이 4번 타자 최준석이 6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았고, 이종운 감독은 타격감이 가장 좋았던 황재균을 4번 타자에 배치시켰다. 12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부터 출전하기 시작했는데, 이후 4경기에서 16타수 2안타 타율 1할2푼5리에 삼진만 9개를 당했다.

16일 경기에서도 황재균은 4번 타자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삼진 3개를 당했고, 결국 이 감독은 황재균을 17일에는 가장 잘 맞았던 2번 타순으로 옮겼다. 그러자 황재균은 결승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기대에 보답했다.
경기 후 황재균은 "난 4번 타자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던 것 같다"며 타격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걸 인정했다. 아무래도 익숙한 2번 타자로 좀 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황재균인데, 올해 2번 타자로 나와서는 타율 4할2푼9리 6홈런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황재균은 "감독님께 죄송했다"고 말을 이었다. 4번 타자는 타자에게 큰 영광이다. 그 팀 타선의 중심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자리다. 그는 "선수가 명장을 만든다. 감독님이 믿고 맡겨 주셨는데, (4번 타자로) 잘 치지 못했으니 이제 날 시키지 않으실 것 같다"면서 웃었다.
황재균이 잠시 4번을 맡은 사이 원래 4번 타자인 최준석은 6번 타자로 출전하며 4경기동안 12타수 5안타 타율 4할1푼7리 1홈런 1개 1타점으로 타격감을 되찾았다. 그리고 최준석은 4번 타자로 돌아간 17일 경기에서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관록을 보여줬다. 이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롯데 타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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