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신예 내야수 양석환이 약 한 달 반 만에 진실을 털어놓았다.
양석환은 지난 17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4월 26일 마산 NC전에서 정성훈에게 꿀밤을 맞은 원인을 밝혔다. 당시 양석환은 득점 후 덕아웃으로 돌아왔는데 정성훈이 양석환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더니 꿀밤을 놓는 게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양석환은 “당시 타석에서 정성훈 선배님이 초구에 변화구가 올 것이니 노리라고 말해주셨다. 그런데 초구 변화구가 진짜로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에 오더라. 너무 당황한 나머지 안 치고 그냥 넘기고 말았다. 다행히 2구도 변화구가 왔고, 쳐서 안타를 만들었다”면서 “홈을 밟고 덕아웃으로 가니 정성훈 선배님이 ‘왜 안 쳤냐?’며 꿀밤을 놓으셨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변화구 안타 쳤으니 잘 했다’고 이야기하셨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양석환은 “정말 별 것도 아닌데 이것과 관련해 여기저기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웃었다.

사실 3개월 전만 하더라도 양석환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아보지 않은, 2년차를 맞이하는 2군 선수에 불과했다. 2015시즌 목표 또한 소박(?)했다. 양석환은 “신경식 코치님과 2군 캠프에서 훈련할 때만 해도 이렇게 1군에 오래 있을 줄은 몰랐다. 당시만 해도 올해 목표는 1군에서 한 번이라도 뛰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최대한 오랫동안 1군에 있고 싶다”고 말했다.
양석환은 지난 17일 잠실 KIA전까지 1군에서 50경기를 뛰며 타율 2할9푼1리 3홈런 20타점 OPS 0.740을 기록 중이다. 시범경기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갔으나 시즌 초반 첫 한 달 동안 변화구 공략에 애를 먹었었다.
양석환은 “좌투수의 체인지업에 꼼짝없이 당하곤 했다. 하지만 2군에 내려간 후 변화구를 치는 연습을 많이 했고, 지속적으로 좋은 투수와 상대하다보니 요령도 생겼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스탭하지 않고 친다. 나름의 방법과 대처법이 좋아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타격과 관련해선 정성훈 선배님이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특히 볼카운트 싸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시곤 한다”고 덧붙였다.
3루 수비와 관련해선 “확실히 1군 무대는 타구의 스피드가 빠르다. 경기장도 팀마다 다른데 왔다갔다하면서도 다 적응을 해야 한다”면서 “수비할 때 여유가 부족한 것 같다. 쉬운 타구도 혼자 급하게 생각하면서 에러가 나왔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나한이 내가 에러를 범하자 ‘나도 스물 다섯 때는 트리플A에서 에러 20개 이상을 했다. 내야수와 에러는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다. 에러를 받아들이는 것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조언해줬다. 한나한이 팀을 떠나게 되어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양석환은 “이제 히메네스가 왔으니까 히메네스에게 많은 것을 물어보려고 한다. 첫 바운드는 어떻게 읽고 대처하는지, 움직임은 어떻게 가져가야 좋은지 등이 궁금하다”며 자신보다 나은 선수의 모든 것을 가져오고 싶어 했다.
남은 시즌 LG의 주전 3루수는 히메네스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석환이가 수비에선 출장하는 횟수가 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1루수나 지명타자로는 계속 출장시킬 것이다. 석환이가 포함된 라인업을 짤 계획이다”며 양석환을 꾸준히 출장시킬 뜻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석환이는 시즌 후 교육리그나 마무리캠프도 무조건 투입한다. 맹훈련으로 3루 수비 향상을 시켜보겠다”고 말했다. 양석환은 당장은 아니라고 해도, 미래 LG 핫코너의 주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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