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페인] 박은선-지소연, 사상 첫 16강 꿈 이룬 영혼의 투톱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6.18 10: 00

여자 축구대표팀의 역대 최강의 공격 조합으로 꼽히는 박은선(29, 로시얀카)과 지소연(24, 첼시 레이디스)이 동반 출격하며 월드컵 첫 승과 함께 16강행의 꿈을 이뤘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이 1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캐나다 오타와 랜스다운스타디움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스페인과 3차전서 전반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조소현과 김수연의 연속골에 힘입어 극적인 2-1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1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두며 조 2위로 16강에 오르게 됐다. 지난 2003년 미국 월드컵서 처음으로 꿈의 무대를 밟은 이후 2번째 도전 만에 이룬 기적 같은 성과다. 한국은 오는 22일 프랑스와 8강 진출권을 놓고 격돌한다.

박은선과 지소연은 이날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윤 감독은 조별리그 내내 발목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박은선을 아끼고 아꼈다. 16강행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스페인전이 돼서야 숨겨둔 발톱을 꺼내들었다.
박은선은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다. 지소연은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언니의 뒤를 받쳤다. 한국 여자 축구가 자랑하는 최강의 공격 조합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야 가동된 셈이다.
박은선은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전방에서 볼을 따내고 연결하기 위해 애를 썼다. 12년 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3전 전패의 기억을 지우려는 듯했다. 지소연도 번뜩이는 드리블 돌파로 스페인의 뒷마당에 위협을 가했다. 
신통치 않았다. 박은선과 지소연이 볼을 잡은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스페인이 전체적인 주도권을 움켜쥔 채 한국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한국은 측면을 계속 내주며 결국 전반 29분 크로스에 의한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거의 유일한 기회였던 한국의 득점 찬스는 두고두고 아쉬웠다. 전반 16분 지소연이 폭풍 같은 드리블 돌파로 수비수 3명을 제치고 박스 안까지 진입했지만 슈팅 직전 4번째 선수에게 볼을 빼앗기며 무위에 그쳤다.
박은선은 후반 15분 유영아와 바통을 터치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지소연은 후반 홀로 그라운드에 남아 스페인의 골문을 노렸다. 한 차례 회심의 왼발 슈팅은 상대 수비수의 발에 막혔다.
동료들이 대신 일을 냈다. 한국은 후반 8분 강유미의 크로스에 이은 조소현의 헤딩 동점골과 후반 33분 골대를 겨냥한 김수연의 크로스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2-1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 여자 축구가 자랑하는 영혼의 투톱 박은선과 지소연이 월드컵 16강행의 꿈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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