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이 1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캐나다 오타와 랜스다운스타디움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스페인과 3차전서 전반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조소현과 김수연의 연속골에 힘입어 극적인 2-1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1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두며 조 2위로 16강에 오르게 됐다. 지난 2003년 미국 월드컵서 처음으로 꿈의 무대를 밟은 이후 2번째 도전 만에 이룬 기적 같은 성과다. 한국은 오는 22일 프랑스와 8강 진출권을 놓고 격돌한다.

전반 0-1로 뒤질 때까지만 하더라도 16강행에 먹구름이 낀 듯했다. 한국은 측면을 계속 내주며 수 차례 위기를 넘겼다. 반면 한국의 기회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16강 드라마를 위해서는 추가 실점 없이 2골이 필요했다.
기적을 써냈다. 한국은 후반 8분 강유미의 크로스에 이은 조소현의 헤딩 동점골과 후반 33분 골대를 겨냥한 김수연의 크로스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거짓말 같은 2-1 역전에 성공했다.
종료 휘슬이 울릴 순간까지 쫄깃했다. 내내 스페인의 공세를 잘 막아내던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아크 서클 바로 앞에서 프리킥을 내주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키커는 날카로운 왼발을 자랑하는 소니아 베르무데스. 그라운드엔 전운이 감돌았다. 동점골을 허용하면 16강 진출이 물거품이 되는 반면 막으면 월드컵 사상 첫 승과 함께 16강행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그리고 소니아의 회심의 왼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때렸다. 주심은 종료 휘슬을 울렸고, 태극낭자들은 부둥켜 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윤덕여호의 기적 같은 시나리오가 마지막 순간에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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