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1회-초구’ 강정호 홈런 법칙 통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18 11: 38

강정호(28, 피츠버그)가 오래간만에 대포를 신고하며 팀 4번 타자의 몫을 톡톡히 했다. 또 1회, 그리고 초구였다. 이쯤 되면 강정호 나름대로 홈런의 법칙이 있다고 할 만하다.
강정호는 18일(이하 한국시간) US 셀룰라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1회 2점 홈런을 터뜨렸다. 1-0으로 맞선 1회 1사 1루에서 나온 귀중한 우월 솔로홈런이었다.
이날 화이트삭스 선발인 존 댕스는 강정호를 상대로 초구 90마일(145㎞)짜리 빠른 공을 던졌다. 카운트를 잡기 위한 공이었다. 그러나 댕스에게는 불운하게도 공은 바깥쪽 높은 코스에 몰렸다. 강정호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무리하게 잡아당기려 하지 않고 그대로 밀어 쳐 우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2점 홈런을 쳐냈다. 경기 초반 흐름을 완전하게 장악하는 홈런이었다.

강정호의 힘을 엿볼 수 있는 홈런이었다. 그간 홈런은 잡아당긴 유형의 홈런이었다. 좌월이 1개, 좌중월이 2개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코스대로 툭 방망이를 휘둘렀는데 그것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9m의 홈런으로 이어졌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밀어서 홈런을 칠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잖은 홈런이었다.
1회, 초구의 법칙도 통했다. 강정호는 올 시즌 첫 타석이라고 할 만한 1회, 그리고 초구에 강했다. 강정호는 이날 전까지 올 시즌 초구에 타격을 한 14번의 타석에서 타율 5할7푼1리, 장타율 10할, OPS 1.571의 엄청난 성적을 냈다. 초구에 타격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원하는 코스, 원하는 구종이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이날 홈런으로 초구에만 3홈런, 8타점을 기록하게 됐다.
1회도 마찬가지다. 강정호는 올 시즌 1회 타석에서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5할, OPS 1.500을 기록 중이었으며 이날 경기까지 3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상대의 견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1회에 확실한 응징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1회와 초구가 만난 효과는 컸다. 강정호는 시즌 2호 홈런(상대 테일러 라이온스)를 상대로 1회말 초구에 쳐냈으며 3호 홈런(상대 이안 케네디) 또한 1회초 2사 1,2루에서 초구 슬라이더를 노려 3점 홈런을 쳐냈다. 이날도 역시 1회 1사 1루의 초구를 받아친 2점 홈런이었다. 여기에 첫 밀어친 홈런. 강정호가 서서히 자신의 힘을 MLB에서 증명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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