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강정호(28)가 시즌 4호 홈런을 날렸다.
강정호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U.S. 셀룰러필드에서 벌어진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3루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홈런을 터트린 강정호는 올 시즌 4호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이날 화이트삭스 선발투수는 존 댕크스, 메이저리그 통산 75승에 190이닝을 4번이나 넘긴 좌완투수다. 강정호는 1회 1사 주자를 1루에 놓고 댕크스의 바깥쪽 90마일(약 145km)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라인드라이브로 우측 담장을 넘겼다. 지난 달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16경기만에 터진 홈런이다.

최근 강정호는 4경기 연속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하고 있다. 올해 피츠버그는 4번 타자로 닐 워커를 30경기, 스탈링 마르테를 28경기에 출전시켰지만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올해 피츠버그 4번 타자들의 타율은 2할5푼4리 5홈런 36타점에 그치고 있다.
4번 타자 자리에 들어간 강정호는 4경기에서 타율 2할6푼7리 4타점을 올리고 있다. 경기당 평균 1타점씩 올려주면서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흥미로운 건 강정호는 KBO 리그에서 뛰던 시절 4번 타자로는 무척 약했다는 사실이다.
넥센에 아직 박병호가 들어오기 전인 2011년, 당시 김시진 감독은 강정호를 4번 타자로 출전시켰지만 이상하게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강정호의 KBO 리그 통산 4번 타자 성적은 타율 2할1푼1리 1홈런 17타점에 그치고 있다. 통산 139홈런에 빛나는 강정호지만, 4번 타자로만 나가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기량보다는 심적 부담감이 이유였다. 결국 KBO 리그에서 강정호 4번 카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상위리그인 메이저리그에서는 4번 타자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단순히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모두 4번 타자로는 홈런 1개씩을 기록하고 있다.
넥센 시절 강정호를 지켜봤던 염경엽 감독은 "이제 강정호도 여러 경험을 하면서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염 감독은 "누군가 4번 타자를 시켜야한다면 난 절대 어린 선수는 시키지 않는다. 그 중압감을 이겨내는 힘과 상황에 따른 대처능력은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정호도 넥센에 있을 때는 4번 타자로 좋지 않았지만, 이후 많은 경험을 하면서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2011년 만으로 24세였던 강정호는 4년이 지난 지금 KBO 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최초의 선수가 되어 있다. 그 사이 다양한 경험을 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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