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KBO 리그에 많은 홈런타자가 있었지만 이승엽(삼성)은 더욱 특별한 존재다. 전성기 8년을 일본에서 보내고도 올해 통산 400홈런을 달성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홈런을 만들어내는 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승엽이 진짜 특별한 이유는 꾸준히 연간 30홈런 이상 때렸다는 점 때문이다. 한 시즌 30홈런만 치더라도 홈런왕이 가능했던 시절, 이승엽은 무려 7년 연속으로 30홈런을 넘겼다. 1997년부터 한국을 떠난 2003년까지 말이다.
연속시즌 30홈런 2위 기록은 타이론 우즈(두산)가 갖고 있는데,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연속 30홈런을 날리며 이승엽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국내선수 중에는 마해영이 2001년부터 2003년까지, 그리고 박병호가 2012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30홈런을 넘겼다. 2시즌 연속 30홈런 달성은 장종훈(빙그레) 외 5명이 있다.

이들 중 현재까지 기록이 진행중인 선수는 박병호(넥센) 뿐이다. 박병호는 2012년 31홈런을 시작으로 2013년 37홈런, 2014년 52개의 홈런을 날렸다. 3년 연속 홈런왕은 당연히 따라 온 결과물, 현재 통산 176홈런으로 해외진출을 하지 않는다면 이승엽의 400홈런을 넘어 설 유일한 후보로 꼽힌다.
박병호가 일단 20홈런 고지를 정복했다. 4년 연속 20홈런으로 통산 14번째다. 이마저도 현재 진행중인 선수는 박병호 뿐이다. 박병호는 18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회 송승준의 바깥쪽 커브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시즌 20호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비거리는 130m, 박병호다운 대형홈런을 날렸다. 여기에 7회에는 또 다시 투런포를 폭발, 시즌 21호 홈런까지 기록하게 됐다.
박병호의 홈런 레이스가 올해 '21'에서 멈출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직 전체 시즌의 절반도 소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이변이 없다면 올해 역시 30홈런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국내선수 가운데 4년 연속 30홈런은 이승엽 이후 아무도 없었다. 이제 박병호의 다음 목표는 30홈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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