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베테랑 타자 이호준(39)이 통산 300호 홈런과 함께 팀의 연패를 끊는 데 일조했다.
이호준은 18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투런포 포함 5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그토록 기다렸던 통산 300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NC도 이호준의 투런포에 힘입어 kt에 9-4로 승리했다.
광주일고를 졸업한 이호준은 1994년 해태의 고졸 우선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했다. 투수였던 그는 이듬해부터 타자로 전향해 1996년부터 1군 경기에 나섰다. 1998년에는 타율 3할3리 19홈런 77타점으로 타자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00년엔 트레이드를 통해 SK로 이적했고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 잡았다.

SK에서도 활약은 계속됐다. 2003년 36홈런 102타점을 기록했고, 2004년에는 타율 2할8푼 30홈런 112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타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꾸준한 활약을 펼친 이호준은 2013시즌을 앞두고 3년 20억 원 FA 계약을 통해 신생팀 NC로 팀을 옮겼다. NC 입단 후 주장을 맡은 이호준은 팀의 정신적 지주일 뿐만 아니라 성적으로도 베테랑의 힘을 과시했다.
2013년 타율 2할7푼8리 20홈런 87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타율 2할7푼1리 23홈런 78타점으로 활약했다. 베테랑이자 팀의 중심타자로 팀을 이끌었다. 그리고 NC는 창단 3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등 빠르게 강팀으로 변모했다. 역시 그 중심에는 이호준을 비롯한 이종욱, 손시헌 등 베테랑의 힘이 컸다.
이호준의 꾸준한 활약은 올해도 진행 중이다. 더 놀라운 점은 오히려 ‘회춘’하고 있다는 것. 이호준은 스프링캠프 때만 하더라도 허리 통증으로 고전했다. 실전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착실히 재활을 진행했다. 그 결과 무리 없이 개막전부터 뛸 수 있었다. 그리고 이호준은 4월까지 타율 3할6리 5홈런 28타점으로 여전한 활약을 펼쳤다.
5월 기록은 더 눈에 띈다. 이호준은 5월 한 달 동안 타율 3할5푼5리 9홈런 34타점을 기록하며 월간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시간을 거꾸로 걷는 듯한 노장의 힘이었다. 지난 5월 30일 KIA전에선 299홈런을 쏘아 올리며 300홈런에 단 1개만 남겨뒀었다. 부담이 컸던 탓인지 6월 들어 1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던 이호준.
그러나 팀이 4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귀중한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대망의 3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호준은 18일 kt전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팀이 3-0으로 앞선 1회초 무사 2루서 상대 선발 정성곤의 초구 체인지업(126km)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날렸다. 이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통산 300홈런을 달성했다.
이승엽(삼성), 양준혁, 장종훈, 심정수, 박경완, 박재홍, 송지만(이상 은퇴)에 이어 8번째의 기록. 현역으로서는 이승엽, 이호준만이 300홈런 이상을 기록 중이다. 아울러 이호준은 39세 4개월 10일의 나이로 300홈런 고지를 밟으며 종전 박재홍(당시 SK, 39세 26일)이 갖고 있던 최고령 300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무엇보다 침체돼 있던 타선에서 홈런 한 방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이호준의 존재감은 베테랑 그 이상이다. 만약 이호준이 중심타선에서 빠지면 그의 전력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없는 것이 사실. 이호준의 통산 300홈런은 그의 묵직한 존재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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