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박병호(29)가 조용하고 꾸준하게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18일 1회 결승 홈런 포함 2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로 박병호의 시즌 성적은 67경기 258타수 88안타(21홈런) 57타점 63득점 타율 3할4푼1리가 됐다. 장타율은 6할4푼7리.
그는 타율 4위, 최다 안타 2위, 홈런 2위, 장타율 4위, 타점 5위, 득점 1위, 출루율 5위 등 타격 부문에서 두루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시즌 초반 본인도 많이 괴로워할 만큼 타격 난조를 겪었지만 어느새 그가 3년간 해왔던 믿음직한 4번타자의 길을 다시 가고 있다.

기록만 보면 박병호는 4월(.376), 5월(.324)에도 꾸준히 높은 타격감을 유지했다. 그가 유난히 고개를 들지 못했던 이유는 홈런과 타점 때문. 5월이 끝났을 때 박병호의 홈런 개수는 15개(공동 4위), 타점은 42타점(8위)였다. 모두 상위권이었으나 이미 높아져버린 박병호에 대한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고 그 역시 그런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제 그가 어깨를 펴도 되지 않을까. 6월 들어 그는 장타와 출루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서서히 상위권에 이름표를 붙이고 있다. 이제 홈런 선두 강민호(롯데, 23개)에도 2개 차로 추격하고 있다. 박병호라면 무조건 1등이어야 한다는 기대감을 떼고 본다면 그는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박병호는 18일 첫 번째 홈런으로 역대 14번째 4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6월 들어 15경기에서 6홈런을 때려내며 점점 속도를 올리고 있는 모습. 박병호는 지난해에도 4월까지 6홈런에 그쳤다가 5월 14홈런, 6월 9홈런으로 29홈런을 기록했고, 8월 8홈런, 9월 7홈런 등 끝까지 꾸준함을 잃지 않으며 52홈런을 달성했다.
박병호는 자신에게 주어진 4번 자리에 엄청난 책임감을 갖고 있다. 그가 처음으로 야구를 하며 모두에게 인정을 받았을 때부터 그는 4번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박병호의 책임감과 꾸준함이, 시즌 초반 '박병호 같지 않다'는 비난 속에서도 그의 길을 꾸준히 걷게 해줬다. 그의 묵묵한 발걸음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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