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큰 형님 이호준(39)이 통산 300홈런의 위업을 세웠다. 이제 다음 도전은 최고령 타점왕과 골든글러브다.
이호준은 지난 18일 수원 kt전에서 1회 정성혼을 상대로 좌중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KBO 역대 8번째 개인 통산 300홈런으로 만 39세4개월10일의 나이에 최고령 300홈런 등정자로 역사를 썼다. 그는 "300홈런을 사실 포기하고 있었는데 기회 주신 감독님·코칭스태프·구단에 감사하다. 난 복 받은, 행복한 선"라고 기뻐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300홈런에서 멈추지 않는다. 올 시즌 이호준은 62경기에 출장, 타율 3할9리 69안타 15홈런 67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점 부문에서 팀 동료 에릭 테임즈(65타점)를 제치고 리그 전체 1위. 지금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150타점이 가능할 정도로 대단하다.

이호준이 타점 타이틀을 거머쥘 경우 또 하나의 역사를 쓰게 된다. 1982년부터 2014년까지 33시즌 동안 KBO리그 타점왕의 평균 연령은 만 27.6세. 30대 선수가 타점왕을 차지한 것은 1986년 해태 김봉연(34)을 시작으로 2008년 롯데 카림 가르시아(33)까지 총 9차례밖에 없었다.
역대 KBO리그 최고령 타점왕은 2005년 현대 외국인 타자로 활약한 래리 서튼. 1970년생의 그는 당시 만 35세 나이로 리그 최다 102타점을 올렸다. 국내 타자로는 1986년 해태 김봉연이 만 34세의 나이로 타점왕에 올랐다. 이호준이 타점왕을 차지하면 서튼·김봉연의 나이를 훨씬 능가한다.
타점왕은 대개 중심타자들의 몫. 30대 후반 선수가 중심타선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호준은 올해 6번 타순에서 시작했지만, 5번으로 올라와 만 29세의 테임즈와 치열한 타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아직 녹슬지 않은 힘과 기술 그리고 노림수까지 더해져 찬스에 유달리 강하다.
아울러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에도 도전해 볼 만한 성적이다. 리그 전체 지명타자를 통틀어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같은 만 39세의 삼성 이승엽이 타율 3할8리 13홈런 44타점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지만, 적어도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이호준이 낫다. 한화 최진행(.303·13홈런·42타점) SK 이재원(.300·5홈런·48타점)도 이호준 성적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난 1994년 해태에서 데뷔한 이호준은 2004년 만 28세의 나이에 타점왕 타이틀을 따낸 바 있지만 아직 골든글러브와는 인연이 없다. 지금 페이스라면 생애 첫 황금장갑도 결코 꿈이 아니다. 만약 이호준이 지명타자 황금장갑을 차지하게 될 경우 2013년 LG 이병규(9번)와 최고령 골든글러버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호준의 도전은 300홈런 후에도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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