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신생팀 kt 위즈를 이끌고 있는 에이스 크리스 옥스프링(38)이 선발투수로서의 임무를 강조했다.
옥스프링은 올 시즌 한국에서 5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LG, 롯데를 거쳐 3번째로 신생팀 kt 유니폼을 입었다. 옥스프링은 롯데와의 재계약 실패 후 kt의 부름을 받았다. kt로선 젊은 투수들은 물론 외국인 투수들에게 베테랑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했다. 실력에 인성까지 소문난 옥스프링은 딱 그 적임자였다.
옥스프링은 시즌 초부터 유일하게 한 번도 빠짐없이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선수다. 팀의 창단 첫 승도 옥스프링의 호투에서 나왔다. 그리고 올 시즌 14경기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에는 팀 타선의 득점 지원이 부족했고, 수비에서도 실책이 쏟아지며 외로운 승부를 펼쳤다. 역투를 펼치고도 승리를 쌓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옥스프링은 젊은 야수들에게 끊임없이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묵묵히 제 임무를 해냈다.

5월에는 선발로 등판해 4연패에 빠지는 등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수원 SK전에서 9이닝 3실점 완투승을 거두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10일 사직 롯데전 5이닝 4실점 이후 17일 수원 NC전에선 7이닝 3실점(1자책점)으로 시즌 4승을 수확했다. “매 경기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목표로 한다”는 옥스프링은 올 시즌 7번의 QS를 따냈다. 그 중 QS+를 5번이나 기록했을 정도로 에이스였다. 무엇보다 팀 상승세와 함께 안정을 찾고 있다.
18일 수원 NC전을 앞두고 만난 옥스프링은 최근 팀의 기세에 반색했다. 옥스프링은 최근 호투에 대해 “팀 공격력이 좋아져서 초반부터 점수가 많이 났다. 그래서 편안하게 던질 수 있다. 어제 경기에서도 투구수 100개가 넘어가도 문제없었다”라고 말했다. 점차 좋아지고 있는 젊은 투수들을 칭찬하기도 했다. 옥스프링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면서 많이 달라졌다. 시즌 초반엔 경험이 없었는데 선배들을 보면서 1군에 적응하고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그게 마운드에서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한 가지 반가운 건 원투펀치를 이룰 파트너 정대현(24)이 생겼다는 것. 옥스프링은 시즌 초에 비해 가장 많이 성장한 투수로 정대현을 꼽았다. 그는 정대현에 대해 “처음에 선발 투수로 이 정도로 잘 할지는 예상치 못했다. 그런데 지금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엔 4이닝 던지고 교체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페이스가 좋아졌고 적어도 6~7이닝을 막아줄 수 있는 선수다”라고 전했다.
옥스프링이 선발 투수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건 역시 ‘팀 승리’다. “팀이 승리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공을 던지면서 팀이 이길 수 있는 찬스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게 옥스프링의 설명. 하지만 옥스프링이 그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 고전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올 시즌 겪고 있는 ‘1회 징크스’다. 옥스프링은 올 시즌 1회 피안타율이 3할1푼7리에 달한다. 또한 1회에만 13사사구(12볼넷)를 내줄 정도로 제구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
옥스프링도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는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부분인데, 잘 모르겠다”면서 “슬로우 스타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상하게 올 시즌 1회에 실점을 많이 하고 있다. 경기 전 불펜에서 더 많은 공을 던지는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옥스프링은 위기 상황 대처에 대해 “내 투구에 집중하는 게 첫 번째다. 그러다보면 분명 타자들이 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기 때문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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