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사이영상 3연패가 힘든 것일까. 리그 최고의 투수 클레이튼 커쇼(27, LA 다저스)의 승수 쌓기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른 경쟁자들이 좋은 성적으로 성큼성큼 앞서 나가고 있는 반면 커쇼는 아직 5승에 머물고 있다. 사이영상 3연패 전선에도 점차 먹구름이 끼고 있다.
커쇼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음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섰으나 패전투수가 됐다. 6이닝 동안 탈삼진 10개를 기록하며 세 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으나 갤로에게 홈런을 한 방 얻어맞는 등 다소 고전한 끝에 6이닝 소화에 그쳤다. 결국 4실점(3자책점)을 했고 여기에 팀 타선의 도움도 받지 못하며 시즌 4번째 패전을 안았다.
경기 내용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경기 후 커쇼의 멘트처럼 이날은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실책이 나왔고 결정적인 순간 홈런을 맞으며 어렵게 경기가 풀려나갔다. 이로써 커쇼의 올 시즌 성적은 14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 3.29가 됐다. 분명 좋은 성적이지만 커쇼이기에 아쉬움이 남는 성적임도 분명하다.

4월 한 달 동안 5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3.73으로 부진한 스타트를 끊은 커쇼는 5월에도 5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97에 그쳤다. 6월에는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95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이영상 레이스에서는 초반 처진 것이 다소간 불리함으로 남는 모습이다. 그 사이 경쟁자들이 치고 나가고 있기에 더 그렇다.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중요한 요소로 뽑히는 다승에서는 이미 게릿 콜(피츠버그)이 10승 고지를 밟았다. 커쇼는 공동 15위다. 또 하나의 중요 요소인 평균자책점에서도 콜(1.71), A.J 버넷(피츠버그, 1.89), 맥스 슈어저(워싱턴, 1.93), 잭 그레인키(LA 다저스, 1.95) 등 네 명이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것에 반해 커쇼는 18위에 처져 있다. 커쇼의 최대 장점인 이닝(93이닝)에서 4위, 그리고 탈삼진(122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듯 ESPN의 사이영상 예상 프로그램에서 커쇼는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1위는 콜로 94.4점이며 2위는 마이클 와카(세인트루이스, 90.5점), 3위는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88.1점)이다. 슈어저(74.3점, 8위), 그레인키(74점, 9위), 맷 하비(메츠, 69.5점, 10위)에 비해서도 떨어져 있다.
세 차례(2011, 2013, 2014)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에 빛나는 커쇼는 올 시즌 3연패가 유력해 보였다. 슈어저의 가세, 하비의 부상 복귀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으나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커쇼가 자신의 자리를 수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다. 내셔널리그 역사에서 사이영 3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4연패를 달성했던 그렉 매덕스(1992~1995), 랜디 존슨(1999~2002) 뿐이다. 전형적으로 여름에 강했던 커쇼가 역전극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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