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조짐’ 밴와트-켈리, 성과와 과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19 10: 19

5할 승률 붕괴 위기에 놓였던 SK가 두 외국인 선수의 호투에 기운을 차렸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한동안 부상 및 이런저런 이유로 부진했던 트래비스 밴와트(29)와 메릴 켈리(27)의 반등 가능성을 봤다는 점은 더 큰 수확이었다. 두 선수가 버텨야 SK 마운드도 순항할 수 있다.
SK는 17일과 18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모두 이기고 역전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16일 패배로 승률이 다시 5할로 떨어졌던 SK였다. 5할이 심리적인 마지노선임을 고려하면 두 경기 승리는 나름대로 큰 의미를 가졌다. 여기에 내용도 좋았다. 타자들의 장타력이 살아났고 두 외국인 선발투수들이 경기 중반까지 버티며 승리를 챙겼다는 점도 중요했다.
17일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5⅓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5사사구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이 많은 점은 아쉬웠지만 탈삼진 퍼레이드는 물론 위기 상황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종아리 경련이 없었다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가능한 페이스였다. 시즌 3승째. 18일 등판한 밴와트는 5이닝 동안 97개를 던지며 8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선발이 해야 할 최소한의 몫은 했다. 타선 지원도 받으며 시즌 4승째를 거뒀다.

물론 경기 내용이 아주 깔끔한 것은 아니었다. 한화 타자들의 끈질긴 타격에 다소 고전하는 양상도 있었다. 켈리는 볼넷이 많았고 반대로 밴와트는 피안타와 2루타 이상의 장타가 적지 않았다. 완벽하게 만족할 수는 없는 이유다. 그러나 시즌 중 한 차례씩 부상을 당해 로테이션을 걸렀던 두 선수의 컨디션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이제는 외국인 두 명이 잘 던져줘야 한다”라고 애타는 심정을 드러냈던 김용희 감독의 얼굴도 조금은 펴졌다.
두 선수는 올 시즌 SK 선발진을 이끌고 갈 만한 선수로 평가됐다. 밴와트는 지난해 11경기에서 9승을 쓸어 담은 화려한 경력이 있었다. 켈리는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지만 제구가 뛰어나다는 장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실제 시즌 초반에는 에이스 몫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 선수는 모두 시즌 중반 한 차례씩 고비를 겪었다. 밴와트는 4월 16일 인천 넥센전에서 박병호의 타구에 오른쪽 복사뼈를 맞아 한 달 이상을 쉬었다. 켈리도 오른 손목 쪽의 염증으로 열흘 정도 로테이션을 건너뛰었다.
밴와트는 시즌 초반 구속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난해보다 3~4㎞ 정도가 떨어졌다. 예년에 비해 컨디션을 다소 늦게 끌어올렸는데 그 와중에 날벼락 부상으로 한 달을 쉬었다. 컨디션을 다시 처음부터 끌어올려야 했다. 켈리는 부상 후 제구가 흔들렸고 감각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여기에 미묘한 버릇이 상대팀에 노출된 것도 난타를 당한 원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일단 더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 복귀 후 2경기에서 합계 23피안타, 14실점을 했던 켈리는 10일 NC전에서 6이닝 3자책점 퀄리티스타트, 그리고 17일 한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 밴와트는 복귀 이후 6경기에서 한 차례를 빼면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3실점을 넘는 경기는 한 번밖에 없었다. 피안타율은 지난해에 비해 치솟았지만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실점은 최소화 중이다.
다만 두 선수가 이 정도에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더 좋아져야 하고 그럴 만한 능력도 있다. 그만큼 과제도 명확하다. 켈리는 장점인 낮은 제구를 유지하면서 상대의 현미경 연구를 이겨내야 한다. 모든 외국인 투수들이 겪는 과정이다. 밴와트는 현재 140㎞ 초반대에 형성되어 있는 구속을 좀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3할1푼4리의 피안타율, 1.53의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분명 적색경보다. 요령으로는 언젠간 한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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