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기 위해 실력과 운이 따라줘야 한다. 그만큼 쉽지 않은 기록이라는 의미다. 한 번도 달성하기 힘든 데 두 번씩이나 달성했으니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주인공은 삼성 외야수 문선엽(24).
경찰청 시절이었던 2013년 6월 6일 구리 LG와의 경기에서 퓨처스리그 역대 20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데 이어 7일 이천 LG전에서도 개인 통산 두 번째 퓨처스리그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역대 퓨처스리그 타자 가운데 두 차례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건 문선엽과 김재환(현 두산) 뿐이다.
19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문선엽은 "진짜 좋았다. 처음 달성했을때와 비교해도 좋은 건 마찬가지"라며 "굳이 차이가 있다면 신분의 차이 아닐까. 나 혼자 정말 좋았다. 말 그대로 자기 만족이었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문선엽은 9회 6번째 타석에서 우익선상 2루타를 터뜨려 역대 22번째 퓨처스리그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나도 깜짝 놀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격감이 좋지 않았는데 타이밍이 참 좋았다. 하나 하나 치다보니 사이클링 히트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마지막 타석에서 2루타만 남았을때 타구가 2루타 코스로 가더라. 정말 운이 따르는 경기였다".
마산고 출신 문선엽은 입단 당시 '방망이 만큼은 타고 났다'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해 전훈 캠프 때 류중일 감독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제2의 최형우가 탄생할 것이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문선엽은 기대 만큼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내가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지난 시즌 초반에 2군에서도 2할대 초반에 불과했다. 기회가 있었는데 못 잡은 내 잘못이다. 나의 가장 큰 강점은 타격인데 '죽썼다'고 표현할 만큼 너무 못쳤다".
문선엽의 최근 타격감은 좋은 편. 18일까지 타율 3할1푼5리(130타수 41안타) 8홈런 29타점 26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허리, 종아리, 손가락 등 뜻하지 않은 부상에 시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도 많이 좋아졌다. 지난해까지 주로 지명타자로 뛰었던 문선엽은 올해 들어 우익수로 나서고 있다. 김태균 퓨처스 수비 코치의 집중 지도를 받으며 눈에 띄게 좋아졌다. 동료 선수들도 깜짝 놀랄 정도다. 정작 그는 "나름 좋아진 것 같긴 하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하다. 그는 "잘 해서 1군에 올라가고 싶다"고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뭔가 좀 되는가 싶으면 아프고. 상황이 좀 그렇다. 1군에 가기 위해서는 공격, 수비, 주루 등 보완해야 할 게 참 많다. 열심히 준비하며 틈새를 노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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