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 아티스트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리그 최강 타선을 상대로, 정교함이 힘을 앞선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LG 트윈스 선발투수 우규민이 19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 99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3승에 성공했다.
마치 넥센 타자들의 머릿속에 들어간 것처럼, 완벽한 로케이션과 완급조절능력을 바탕으로 쉽게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그러면서 우규민은 올 시즌 최다 이닝과 최다 탈삼진 타이를 기록, 그리고 평균자책점을 3.60에서 3.38로 낮췄다. 이전 등판이었던 지난 13일 대전 한화전 6실점의 악몽을 한 번에 씻은 것이다. 올 시즌 42⅔이닝을 소화하며 볼넷은 단 6개 밖에 없다.

이날 우규민은 모든 구종이 오프스피드 피치였다. 패스트볼만 봐도 최고 구속 141km, 최저 구속은 125km였다. 체인지업 또한 최고구속 127km 최저구속 117km, 커브 역시 최고구속 126km 최저구속 112km를 기록했다. 같은 구종 속에서도 마음껏 강약을 조절했고, 로케이션은 스트라이크존 가장 아래쪽을 유지했다.
하이라이트는 리그 최고의 거포 박병호를 상대하는 장면에서 나왔다. 우규민은 1회말 2사 2루 위기에서 박병호를 맞아 8구 승부 끝에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휘어들어오는 패스트볼로 스탠딩 삼진을 유도했다. 두 번째 맞대결이었던 4회말에는 순간적으로 팔의 각도를 높여 스리쿼터 체인지업으로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7회말 세 번째 맞대결서도 타이밍을 빼앗아 내야 땅볼로 박병호 봉쇄에 성공했다.
위기에서 더 날카로워진 집중력도 빛났다. 안타를 맞아 상대 타자를 출루시키자마자 더블플레이를 만들어 순식간에 이닝을 끝냈다. 3회말 김지수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김하성에게 유격수 땅볼 병살타를 유도했다. 5회말에는 유한준과 김민성에게 연속으로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1사 1, 2루에서 박동원을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7회말에도 유한준이 중전안타를 쳤지만, 김민성을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잡았다.
우규민의 호투에 힘입어 LG는 넥센을 4-2로 제압,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가져갔고, 3연승에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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