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SK 불펜, 그대로 주저앉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19 21: 50

총력전의 후유증은 컸다. 대전 3연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부은 SK 불펜이 리그 최고 평균자책점의 위용을 이어가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던질 투수가 마땅치 않았고 던진 투수들은 힘이 빠져 있었다.
SK는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3-2로 앞선 8회 불펜이 대거 4점을 허용한 끝에 3-7로 졌다. 대전 한화 원정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며 모처럼 3연승 기회를 잡았던 SK는 선발 김광현의 7이닝 2실점(1자책점) 역투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한 판이었다.
이날 SK 불펜은 사실상 비상 상태였다. 불펜 투수들의 체력이 크게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한화와의 경기에서 불펜을 올인한 탓이었다. 실제 선발투수들이 그렇게 많은 이닝을 버티지 못한 가운데 SK 불펜투수들의 소화이닝과 투구수는 크게 불어나 있었다.

2-7로 진 16일 경기에서는 추격조인 서진용(2이닝 39개), 이재영(2이닝 21개)가 경기를 마지막까지 책임졌다. 덕분에 더 이상의 추가 소모는 없었지만 17일과 18일은 필승조들이 줄줄이 마운드에 올랐다. 17일 7-2로 앞서가는 과정에서 한화의 추격에 시달린 SK는 윤길현(⅔이닝 9개), 전유수(⅓이닝 5개), 문광은(1이닝 24개), 정우람(1⅔이닝 31개)라는 필승조가 총동원됐다.
18일에도 마찬가지였다. 한화의 추격에 안심하지 못한 SK는 전유수(1⅓이닝 26개), 윤길현(⅔이닝 10개), 문광은(⅔이닝 26개), 정우람(⅓이닝 6개), 서진용(1이닝 11개)까지 총 5명의 투수가 동원됐다. 문광은과 정우람은 적잖은 부담을 가져야 했다. 전유수 윤길현 문광은 정우람은 19일 경기에 나설 경우 모두 3연투였다.
김광현이 7이닝을 던지고 내려갔지만 남은 2이닝을 막지 못했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전유수는 최근 많은 투구수 탓인지 구위가 떨어져 있었다. 나바로 최형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윤길현도 위기 상황에서 버티지 못했다. 이승엽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대타 채태인에게 싹쓸이 2루타를 허용했다.
주중 3연전 불펜 운영이 결국 주말 3연전 첫 판에도 영향을 미친 셈이 됐다. SK는 한화 3연전을 앞두고 정우람과 윤길현의 보직을 바꿨다. 7~8회 위기 상황 때 등판해 진화에 나섰던 정우람을 마무리로 돌리고 윤길현을 중간으로 이동시켰다. 등판 기회가 마땅치 않았던 윤길현의 활용성을 극대화시켜 문광은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가 있었다. 의도가 잘 맞아 떨어진다면 세 불펜 투수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었다. 이해하지 못할 결정은 아니다. 벤치로서도 고민을 많이 한 결과였다.
하지만 17일과 18일 정우람을 뒤에 대기시켜놓은 결과 1~2이닝을 안정적으로 이어줄 만한 중간다리 역할에 문제가 드러났다. 정우람이 대기하던 때와는 사뭇 달랐다. 결국 불펜 총동원으로 이어졌고 이는 체력적인 부담이 됐다. 채병룡 박정배가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SK 불펜으로서는 현재의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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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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