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강정호는 헐값, 박병호도 혜택볼 것”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20 01: 23

강정호(28, 피츠버그)가 연일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전 팀 메이트인 박병호(29, 넥센)도 그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강정호가 잘될 수록 박병호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존 예상에 힘을 더하는 보도다.
메이저리그(MLB)의 대표적인 소식통인 CBS스포츠의 존 헤이먼은 20일(이하 한국시간) MLB 전반적인 이슈를 다루는 컬럼에서 강정호의 활약상을 언급했다. 피츠버그의 내야 백업 멤버로 시즌을 시작한 강정호는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신분을 계속해서 상승시키고 있는 중이다. 19일까지는 5경기 연속 4번 타자로 출전하는 등 벤치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다.
19일까지 강정호는 51경기(155타수)에 나가 타율 2할8푼4리, 4홈런, 2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83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강정호의 몸값(포스팅 포함 4년 2100만 달러)을 웃도는 활약이라고 할 만하다. 여기에 주 포지션인 유격수는 물론 3루 포지션도 능숙하게 수행하고 있어 피츠버그 내야진의 비타민이 되고 있다. 이제 강정호가 없는 피츠버그 내야는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대해 헤이먼은 “강정호가 겨울에 맺은 4년 1100만 달러(헤이먼은 이 금액을 표기)는 헐값이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넥센 시절 그의 동료이자 올 겨울 메이저리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박병호도 수혜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라면서 “강정호의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는 그가 쿠바 출신이라면 1억 달러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 이야기했다. 어쩌면 일리가 있는 이야기일 수 있다. 그리고 강정호는 (넥센에서) 40홈런을 쳤는데, 박병호는 50홈런을 쳤다”라고 강조했다.
강정호와 박병호는 포지션이 다르다. 강정호는 MLB에서도 매물이 귀한 유격수, 박병호는 상대적으로 자원이 많은 1루수다. 하지만 강정호는 만만치 않은 힘을 보여주며 KBO 리그의 장타력이 MLB에서도 어느 정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KBO 리그의 위상 자체가 높아진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박병호의 장타력은 MLB 팀들의 생각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장타력만 놓고 본다면 박병호가 강정호에 비해 못할 것이 없다. 적어도 예전만한 평가절하는 없을 공산이 크다.
이런 전망과 발맞춰 박병호를 지켜보려는 MLB 팀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박병호의 경기 때마다 홈・원정을 가리지 않고 최소 2~3개 팀 정도의 스카우트들이 박병호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15개 팀 이상이 박병호를 지켜보고 돌아갔다는 것이 넥센 및 야구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지난해 김광현 양현종 강정호가 MLB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모은 주인공들이라면, 올해는 박병호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박병호는 올해가 끝난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MLB로 갈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강정호를 MLB로 보내준 바 있는 넥센은 박병호도 얼마든지 그럴 의향이 있다는 자세다. 한창 시즌을 치르고 있는 박병호는 아직 MLB 진출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박병호는 19일까지 68경기에서 타율 3할3푼6리, 21홈런, 57타점으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