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내 타점 4위’ 강정호, PIT의 새 해결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20 08: 09

연일 계속되는 강정호(28, 피츠버그)의 활약에 피츠버그도 활짝 웃고 있다. 단순히 드러나는 기록뿐만 아니라 해결사 면모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팀 내 타점 4위, 팀 내 득점권 타율 2위라는 기록에서 강정호의 변하지 않는 킬러본능이 엿보인다.
메이저리그(MLB) 연착륙에 성공하고 있는 강정호는 19일(이하 한국시간)까지 51경기에 나가 타율 2할8푼4리, 출루율 3할6푼4리, 장타율 4할1푼9리, 4홈런, 2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당초 “타율 2할5푼에 두 자릿수 홈런이면 대성공이지 않겠느냐”라는 예상을 분명 상회하고 있는 성적이다. 5월 이후로는 팀 내 주전 자리를 굳히며 순항하고 있다. 더 많은 기회를 얻을수록 적응의 여지가 더 커짐은 물론이다.
기록을 뜯어봐도 피츠버그가 미소를 짓는 이유를 잘 알 수 있다. 같은 기록이라고 하더라도 타격의 ‘영양가’를 논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런 측면에서 강정호는 팀 내 지표서 죄다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같은 안타 한 개라도 좀 더 인상이 깊을 수 있는 이유다.

강정호는 150타석 이상을 소화한 팀 내 타자 중 타율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장타를 의식하기보다는 최대한 공을 많이 보는 스타일을 보일 때도 있고 실제 출루율은 팀 내 3위로 올라간다. 장타율도 4위다. 맞히는 타격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때도 있지만 노림수를 통한 과감한 스윙으로 장타도 곧잘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에 영양가도 높다. 강정호는 올 시즌 주자가 있을 때 3할2푼8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피츠버그 선수 중 이보다 더 높은 기록을 가진 선수는 ‘선장’이자 MLB를 대표하는 스타인 앤드루 매커친(.352)이 유일하다. 득점권 상황에서도 3할4푼8리로 자신의 시즌 타율보다 더 높은 기록을 보유 중이다. 해결사 기질이 있다는 것인데 이 역시 매커친(.417)에 이은 팀 내 2위다. 2사 득점권에서는 3할4리로 팀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만루에서도 5할을 쳤다.
이에 타점도 팀 내 상위권으로 발돋움했다. 현재 피츠버그 팀 내 타점 1위는 스탈링 마르테로 45개다. 매커친이 42개로 2위, 알바레스가 28개로 3위다. 강정호는 또 하나의 간판스타인 닐 워커(23개), 지난해 올스타인 조시 해리슨(22개)보다 더 많은 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수당 타점은 팀 내 3위로 오히려 알바레스보다 수치가 높다.
대개 경기 초반, 혹은 팽팽한 상황을 의미하는 동점 상황 타율도 3할2푼4리로 높은 편이다. 페드로 알바레스(.327)만이 강정호보다 위에 있다. 반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대타 타율은 1할1푼1리로 떨어진다. 대타보다는 주전 체질임을 의미하는 것인데 실제 강정호는 주전으로 뛰기 시작한 5월 이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클린트 허들 감독도 이런 강정호의 해결사 본능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강정호는 지난 15일 필라델피아전에 MLB 데뷔 후 첫 4번 타자로 출전했다. 흔히 ‘클린업 타자’로 불리는 4번 타순의 중요성은 우리나 미국이나 다르지 않다. 중책을 맡긴 것이다. 이후 강정호는 19일까지 5경기 연속 선발 4번으로 출전했으며 19일에는 상대 선발이 우완 제프 사마자(시카고 화이트삭스)임에도 4번 자리를 지켰다. 해결사 본능에 대한 기대감이 이런 타순 배치에 깔려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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