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크는 엄상백, 여전한 kt 마운드의 희망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6.20 10: 09

kt 위즈 고졸 루키 엄상백(19)이 KIA 타이거즈 타선을 맞아 시즌 3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엄상백의 씽씽투는 kt 마운드의 희망이었다.
엄상백은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2피홈런) 4사사구(3볼넷) 8탈삼진 7실점(6자책점)을 기록했다. 결과는 시즌 3패. 하지만 엄상백의 8일만의 등판에서 크게 나무랄 데 없는 피칭을 보여줬다. 다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올 시즌 kt의 선발진은 크리스 옥스프링-정대현의 활약으로 웃고 있다. 옥스프링이 14경기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4.41로 활약 중이다. 평균자책점만 보면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7회, QS+ 5회 등으로 자신의 임무를 충분히 해내고 있다. 2선발 정대현도 16경기서 3승 5패 평균자책점 2.98로 활약하고 있다.

사실상 두 명의 투수들의 활약으로 버티고 있는 kt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는 이렇다 할 선발 투수들이 없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고졸 신인 엄상백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고 있다. 2년차 박세웅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하면서 kt는 엄상백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일찌감치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계속해서 기회를 얻고 있다.
물론 아직은 다듬어야할 점이 많다. 신인치고 구위가 좋지만 주자가 있을 때 피안타율이 3헐5푼이다. 주자가 총 피홈런이 7개인데, 주자가 출루했을 때 4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사사구도 8개(7볼넷)로 많았다. 신인으로선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할 성장통이다. 여기에 수비 도움을 충분히 받지 못하며 흔들렸다.
19일 KIA전서 3회 신종길에게 추격의 투런포를 맞았다. 홈런은 둘째 치더라도 4회말 선두타자 김주찬을 유격수 박기혁의 실책으로 출루시켰다. 주자가 나가자 흔들리며 브렛 필에게 볼넷, 이범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엄상백을 계속해서 마운드에 올렸다.
kt는 올 시즌 외국인 타자 2명을 택하며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었다. 그 중심에는 역시 엄상백이 있었다. 엄상백은 이날 8탈삼진으로 데뷔 후 최다 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리고 5⅔이닝 동안 114개의 공을 던지며 최다 투구수도 기록했다. 올 시즌 100개의 투구수를 넘긴 적도 이날이 처음이었다. 구위가 좋았기에 엄상백에게 끝까지 믿고 맡기려 했다.
결국 엄상백은 7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평소 젊은 선발 투수들올 철저하게 관리해주는 조 감독이지만 이날만은 엄상백의 피칭에 기대를 걸었다. 그 정도로 구위가 좋았기 때문. 엄상백은 상대 선발 김진우가 3⅓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 된 상황에서 꿋꿋이 버텼다. 최고 구속 147km를 찍은 패스트볼 48개를 비롯해 체인지업(33개), 슬라이더(16개)를 섞어 던졌다.
엄상백의 직구는 타자의 눈앞에서 움직이며 들어갔고 체인지업도 낙차 크게 떨어지면 KIA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도했다. 하지만 수비의 도움, 그리고 타선의 득점 지원 없이 이길 수 없는 게 선발 투수였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며 3실점을 기록한 엄상백, 하지만 그에게는 쉽게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
다른 팀이었으면 쉽게 기회를 얻을 수 없음은 물론이다. 어찌 됐든 엄상백이 묵묵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제 만 19세의 나이. kt로선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투수 엄상백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엄상백에게는 귀중한 자산으로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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