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지난 4월 29일(이하 한국시간)의 일이다. 다저스타디움에서 경기 전 타격훈련을 하러 필드로 나가던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누군가를 보고 눈 인사를 했다. 옅은 미소도 지었지만 표정이 오묘했다.
커쇼가 지나친 선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버스터 포지였다. 바로 전날 포지는 선발로 등판했던 커쇼에게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 1-0으로 앞서던 4회 선두 타자로 나와 중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다저스는 이날 1-2로 패했다. 하필 매디슨 범가너가 나왔던 날 커쇼에게 패전을 안겨준 장본인이 포지였던 셈이다.
그리고 커쇼가 지나칠 때 포지는 한 TV 방송과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었다. 환한 웃음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20일 포지는 또 한 번 다저스에 일격을 날렸다. 0-1로 뒤지던 3회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마이크 볼싱어를 상대로 좌측 펜스 넘어가는 만루 홈런을 터트려 단숨에 전제를 역전시켰다. 시즌 10호 홈런이자 메이저리그 데뷔 후 3번째 만루홈런이었다.
포지는 올 시즌 10개의 홈런 중 3개를 다저스를 상대했을 때 뽑아냈다. 커쇼와 볼싱어에게 빼앗은 홈런 뿐 아니라 5월 21일 이미 가르시아를 상대로 홈런을 쳤다. 이 때는 AT&T 파크 홈경기였다.
흥미로운 것은 올 시즌 다저스를 상대로한 홈런 숫자다. 포지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이날까지 통산 93개의 홈런을 날렸다. 이 중 다저스를 상대로는 11개다. 경기수가 많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다른 팀과 비교해서 가장 적은 숫자다.
하지만 범위를 올 시즌으로 좁혀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포지가 유일하게 복수의 홈런을 기록한 팀이 바로 다저스다. 10개의 홈런 중 다저스를 상대로한 3개를 제외하면 각각 다른 팀을 상대로 기록한 홈런이다.
포지는 이날 홈런으로 다저스타디움에서 7개째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홈구장인 AT&T 파크에서 가장 많은 36개를 기록했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홈구장인 체이스 필드와 콜로라도 로키스의 쿠어스필드가 각각 8개다. 다저스타디움은 이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홈구장인 펫코 파크와 함께 뒤를 잇게 됐다.
올 시즌 전날까지 샌프란시스코에 2승 7패로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는 다저스이기도 하지만 포지의 홈런이라는 ‘골치거리’도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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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타디움 (LA)=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