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의 외야가 조만간 치열한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그러나 추신수(33, 텍사스)의 영향력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망주와 유망주들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추신수가 외야에서 든든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도 현지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텍사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라이언 루아(25)를 25인 로스터에 등록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선정 텍사스 유망주 9위인 루아는 올 시즌 제프 배니스터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기대주다. 그러나 지난 4월 11일 휴스턴과의 경기에서 발 골절상을 입으며 60일 부상자 명단(DL)에 등록돼 한동안 재활에 매달렸다.
그런 루아는 재활을 마치고 20일 복귀했으며 곧바로 선발 좌익수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텍사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을 틈타 MLB 무대에 올라온 루아는 28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0.740, 2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배니스터 감독은 외야는 물론 1루와 3루 소화도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루아는 올해 개막 좌익수로 출전했고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좌익수 자리에 들어갔다.

루아의 복귀로 텍사스의 외야 전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일단 부상 선수들이 몇몇 있어 아직은 특별한 변화 조짐이 없다. 중견수에는 레오니스 마틴이, 우익수에는 추신수가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루아가 좌익수로 들어가면 된다. 그러나 부상자들이 복귀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는 있다. 외야수들이 순차적으로 돌아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좌익수를 놓고 배니스터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팀에 돌아온 왕년의 ‘MVP’ 조시 해밀턴(34)은 현재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군에 있다. 당초 4주간의 재활 기간이 예상됐고 다음주부터 재활 경기에 나선다. 7월 초 복귀가 점쳐진다. 여기에 올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였으나 최근 수비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영건 델리노 드쉴즈(23)도 3주 정도면 복귀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스타전 전후 복귀가 예상된다. 해밀턴은 텍사스 이적 후 7경기에서 홈런 2개를 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드쉴즈는 타율 2할6푼9리에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도루(13개)를 성공시키며 리드오프로 활약했다.
여기에 조이 갈로(22)의 활용 여부도 관심사다. MLB 콜업 후 갈로는 16경기에서 타율이 2할2푼4리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5개의 홈런을 때리며 장타력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갈로가 친 5개의 홈런은 평균 비거리가 무려 440피트(134m)에 달한다. 리그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를 상대로도 439피트(133m)짜리 홈런을 쳐냈는데 이는 커쇼의 경력에서 두 번째로 큰 피홈런이었다. 이런 갈로를 지켜보는 것도 텍사스 팬들의 흥미다.
갈로는 3루를 비롯한 내야수가 기본 포지션이다. 서서히 복귀 시동을 걸고 있는 간판 3루수 아드리안 벨트레가 돌아오면 포지션이 애매해진다. 배니스터 감독도 이를 고려한 까닭인지 최근 경기에서 갈로를 좌익수 포지션에 배치하며 실험에 들어간 모습이다. 올스타전을 전후로 좌익수 포지션에만 4~5명을 놓고 고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중 경쟁에서 탈락한 한 선수 정도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한다.
1루 수비가 약한 프린스 필더를 지명타자로 고정하는 분위기라 해밀턴은 외야로 나가야 한다. 다만 필더, 해밀턴, 추신수 등 팀 라인업에 좌타자가 많다는 점은 다소 걸리는 대목. 루아가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니스터 감독도 19일 경기가 끝난 뒤 “루아의 자리를 찾아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MLB.com은 루아가 왼손투수를 상대로 선발 출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혹은 드쉴즈나 루아가 마틴의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의견 또한 나온다.
반면 추신수는 이런 경쟁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예상이다. 몸값이 비싼 베테랑 선수를 별다른 이유 없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 여기에 기량도 갖추고 있다. 4월에 부진하기는 했지만 추신수는 5월 이후 19일까지 46경기에서 타율 2할7푼7리, OPS 0.805, 7홈런, 27타점을 기록하며 서서히 반등하고 있다. 오히려 외야 세 자리에서 가장 자신의 입지가 확고한 선수라고 볼 수 있다. 어느덧 텍사스 2년차를 맞이하는 추신수의 리더십에 기대가 몰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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