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허경민 “좋은 성적은 부모님 덕분”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6.21 06: 01

20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허경민(25, 두산 베어스)의 배에는 시퍼런 멍 자국이 있었다. 19일 잠실 롯데전에서 타구를 맨몸으로 받으면서 생긴 것이다.
하지만 보는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허경민은 “보이는 것보다 아프지는 않다. 원래 3루는 강한 타구가 많이 온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 경기에서 팀이 3-4로 패하기는 했지만 허경민은 3타수 2안타 1타점에 몸에 맞는 볼까지 하나 곁들이며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했다.
하지만 이날 선발투수였던 허준혁에게 승리를 챙겨주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었다. 허경민은 “준혁이는 동갑 친구인데 1군에서 자리를 잡으려고 간절하게 던지는 것을 보니 더 잘해서 도와주고 싶었다. 첫 승을 했을 때 나는 잘하지 못했는데 친구가 뒤에 있어서 편한지 끝나고 고맙다고 하더라”고 털어놓았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성격은 성적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38경기에 나선 허경민은 타율이 3할3푼3리로 높다. “하루 좋거나 나쁘다고 해서 들뜨거나 가라앉지 않으려고 생각한다”는 것이 허경민이 생각하는 활발한 타격의 비결. 대신 타순에 따른 차이는 있다. 허경민은 “2번일 때는 조금 공을 많이 봐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뒤에 좋은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출루에 신경을 쓰고, 하위타선일 때는 편하게 공격적으로 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햄스트링이 좋지 않아 겨울에는 하체 운동에 신경 쓸 계획이다. 벌크업 계획이 있는지 묻자 그는 “벌크업을 하면 효과는 분명 있겠지만 자칫하면 안 좋은 영향도 있을 수 있다. 다리에 신경 쓰지 못한 것이 올해 나타나는 것 같아 겨울에는 신체 밸런스를 잡고 하체 운동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지금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에 신경 쓰고 있다. “경기 하면서 몸무게가 빠져 77kg 정도가 됐다”는 허경민은 “보통 경기 끝나고 밥을 먹는데 (그렇지 않을 때와) 느낌이 다르다. 몸이 너무 가벼우면 경기 후반에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먹거리가 중요하다 보니 멀리 있는 가족이 광주와 서울을 오가며 허경민을 돕고 있다. 허경민은 “잘 챙겨먹이기 위해 부모님이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거의 매번 올라오신다. 신경을 쓰게 될까봐 경기장에는 안 오시는데, 서울에 아는 분도 없어서 집에만 계시게 하는 것이 죄송하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허경민은 “항상 부모님이 애써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아 감사한다”는 말로 지금의 활약도 부모님의 공으로 돌렸다. 올해 억대 연봉에 근접(9800만원)한 그는 아직도 버는 모두 돈을 집에 바치는 효자이기도 하다. 허경민은 “이제 용돈은 조금 올려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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