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공격축구, 져도 이랜드처럼 져야 한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6.21 06: 46

서울 이랜드 FC가 화끈한 공격축구로 프로축구 흥행의 살 길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 이랜드 FC(이하 이랜드)는 20일 오후 잠실올림픽주경기장 레울파크에서 벌어진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17라운드에서 주민규(25)가 두 골을 넣었지만 상주 상무에게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2위 이랜드(8승4무3패, 승점 28점)는 선두 상주(12승2무2패, 승점 38점)와 승점 차가 10점으로 벌어졌다.
상주는 클래식에 가장 가까운 전력의 챌린지 팀이다. 창단 첫 시즌에 승격을 노리는 이랜드로서 반드시 꺾어야 하는 존재다. 이랜드의 화끈한 화력이 상주를 상대로 통한다면, 클래식 승격을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다. 

이랜드는 전반 13분 만에 득점선두 주민규(25)의 선제골이 터졌다. 타바라이의 발리슛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골 냄새를 맡은 주민규가 마무리를 지었다. 이랜드의 압박에 스리백을 들고 나온 상주는 맥을 추지 못했다. 상주는 경기 시작 후 30분이 넘도록 슈팅을 하지 못했다.
후반전은 달랐다. 박항서 감독은 발목이 좋지 않은 이정협을 후반전에 넣었다. 그는 투입과 동시에 이승기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전반 8분 직접 역전골을 넣은 이정협은 전반 13분 임상협의 결승골까지 도왔다. 13분 동안 1골, 2도움의 원맨쇼였다.
당황했던 이랜드는 겨우 전력을 추슬렀다. 주민규는 후반 20분 기습적인 중거리 포로 한 골을 만회했다. 아직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에 관중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랜드는 끝까지 상주 문전을 화끈하게 두드렸다. 골운이 따라주지 않았지만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긴장감이 유지됐다. 5골이 터진 화끈한 골잔치에 팬들은 열광했다. 비가 오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날 잠실에는 오후 내내 비가 내렸다. 하지만 팬들은 우비를 입어가며 지붕 없는 가변좌석에 앉길 원했다. 다소 고생을 하더라도 생생한 관전을 원했던 것. 이에 보답하듯 이랜드와 상주는 화끈한 공격축구로 팬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2494명의 팬들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같은 날 개최된 K리그 경기들 중 이 경기에 관중이 가장 많았다.
경기 후 마틴 레니 이랜드 감독은 “창단했을 때만 하더라도 우리 팀에 팬도 없고 선수도 없었다. 이제는 경기장을 꽉 채워주는 팬들이 있다. 비가 와도 팬들이 왔다. 원정 경기를 해도 100명도 넘게 팬들이 온다. 정말 우리는 성공적인 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계속 더 나아가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그러면 팬들의 수도 늘어날 것이고, 팬들도 소속감을 느끼고 더 응원할 것”이라며 우천에도 찾아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결국 재밌는 축구를 해야 화제가 되고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다. 그래야 마케팅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랜드의 행보는 다른 프로축구 구단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jasonseo34@osen.co.kr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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