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1위 행진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원동력, 바로 내야수 지석훈(31)이다. 어느덧 주전 3루수로 자리 잡은 그는 공수에서 숨은 활약으로 NC의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20일 마산 한화전은 지석훈의 진가가 유감없이 드러난 한판이었다. NC가 3-0으로 리드한 6회초 1사 만루. 한화 최진행의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지석훈이 빠른 반응 속도로 캐치했다. 이어 3루 베이스로 몸을 내던져 3루 주자 강경학까지 포스 아웃시켰다.
당초 3루심은 세이프를 판정했지만 지석훈은 확신에 찬 제스처로 벤치에 합의판정을 요구했다. 비디오 리플레이로 확인한 결과 지석훈의 터치가 더 빨랐다. 지석훈의 몸을 사리지 않은 투혼과 정확한 판단 덕에 NC는 1사 만루 위기에서 더블 아웃으로 실점 없이 막아냈다.

지석훈은 "(최진행 타석에서) 볼카운트가 투볼이라 히팅 찬스였다. 순간적으로 타구가 올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했는데 내게 타구가 왔다"며 "공을 잡는 순간 3루 주자가 딱 스타트 걸린 게 보였다. 3루로 슬라이딩하는데 글러브가 먼저 닿은 느낌이 들었다. 어차피 만루 위기였기 때문에 합의판정을 요청해도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호수비 직후 이어진 6회말 공격에서도 지석훈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선두타자로 나와 미치 탈보트를 상대로 좌중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고, 손시헌의 희생번트로 3루 진루한 뒤 김태군의 2루 땅볼 때 과감하게 홈으로 슬라이딩해 쐐기점을 만들어냈다. 볼넷 2개까지 더해 만점활약.
지석훈은 올해 61경기 타율 2할8푼9리 54안타 5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내야 전천후 백업 멤버였지만 올해 모창민의 부진을 틈타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찼다. 이젠 규정타석까지 채워 자리를 확고히 했다. 안정된 수비력에 타격까지 기대이상이다.
지석훈은 "경기에 계속 나오면서 이전보다는 심적으로 여유가 좀 생긴 듯하다. 마음속으로 경기를 할 때 항상 생각하는 것이 '즐기자, 한 번 놀아보자'라는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긴장도 덜 되고, 내 플레이를 자신 있게 할 수 있게 됐다"고 스스로 달라진 모습을 말했다.
6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다소 처졌지만 최근 5경기에서는 18타수 6안타 타율 3할3푼3리 1홈런 2타점으로 다시 치고 올라가고 있다. 지석훈은 "개인적으로는 딱 정해놓은 목표랄 것이 없다. 그저 우리 팀이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도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석훈의 화려하지 않지만 꾸준한 활약, NC의 1위 행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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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