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2억1000만 달러의 사나이다웠다. 맥스 슈어저(31, 워싱턴)이 괴력을 발휘하며 피츠버그 타선을 꽁꽁 묶었다. 최근 5경기 연속 안타의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강정호(28, 피츠버그)의 방망이도 슈어저의 괴력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승부에서는 질긴 승부로 슈어저의 진땀을 뺐다.
강정호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미 워싱턴DC의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경기에서 선발 4번 3루수로 출전했으나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타율은 종전 2할8푼3리에서 2할7푼8리로 내려갔다. 7경기 연속 4번 타자로 출전하는 등 최근 공・수에서 벤치의 신임을 듬뿍 얻고 있었던 강정호였지만 이날은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런데 강정호를 탓할 수가 없었다. 맥스 슈어저의 괴력에 모든 이들이 숨을 죽여야 했다.
올해 워싱턴으로 이적한 슈어저는 이날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단 하나의 몸에 맞는 공을 허용, 노히터 게임을 펼쳤다. 그것도 9회 2사에서 나온 몸에 맞는 공이었다. 만약 타바타를 잡아냈다면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24번째 공식 퍼펙트 게임이 나올 뻔했다. 퍼펙트 게임은 2012년 필립 험버(당시 시카고 화이트삭스), 맷 캐인(샌프란시스코),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가 한꺼번에 달성한 뒤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올 시즌 13번의 선발 등판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중인 슈어저였다. 승운이 다소 따르지 않았지만 평균자책점에서 보듯 여전히 구위는 좋았다. 지난 15일 밀워키전에서는 9이닝 1피안타 1볼넷 16탈삼진 완봉승 역투를 펼치기도 하는 등 기세가 엄청났다. 이날도 시작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강정호도 슈어저의 괴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첫 타석이었던 2회 선두타자로 나서는 초구 직구에 과감히 배트를 휘둘렀으나 파울이 됐고 2구째 슬라이더에 손을 댔으나 우익수 뜬공에 머물렀다.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초구 슬라이더에 어정쩡하게 배트를 내다 2루수 땅볼에 그쳤다.
하이라이트는 8회였다. 퍼펙트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선두타자로 나선 강정호는 끈질긴 9구 승부를 펼쳤다. 이날 피츠버그 선수 중 가장 슈어저와 끈질기게 승부를 한 상황이었다. 빠른 공에 과감히 배트를 냈지만 파울에 그친 것이 아쉬운 대목. 그만큼 슈어저의 공이 좋았다. 커브와 슬라이더는 커트하거나 골라내며 2B-2S까지 왔지만 9구 85마일 체인지업이 빗맞아 좌익수 뜬공에 머물렀다.
강정호의 끈질긴 승부가 실패로 돌아가자 피츠버그는 더 급해지기 시작했다. 2사 후 알바레스의 타구가 2루를 뚫는 듯 했으나 시프트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에스피노자가 공을 재빨리 잡아 송구한 바람에 아웃이 됐다. 피츠버그로서는 불명예를 피할 수 있는 천금의 기회를 놓쳤고 몸에 맞는 공으로 겨우 퍼펙트를 면하는 데 그쳤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