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곰의 지뢰밭’ 뚫고 메이저에서 생애 첫 우승, KLPGA 기아자동차 여자오픈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5.06.21 17: 27

생애 첫 승의 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 영예는 컸다. 박성현(22, 넵스)이 생애 첫 KLPGA 투어 우승의 영광을 메이저 대회에서 얻었다.
21일, 인천 청라지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 6635야드)에서 열린 시즌 첫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메이저대회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총상금 7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마침내 고대하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날만 5오버파를 쳐 최종합계 289타 1오버파의 성적이었지만 박성현에게는 생애 최고의 순간이었다.
3라운드를 비교적 큰 타수 차(5타차)로 마친 박성현은 21일의 마지막 라운드에서 조심스럽게 데뷔 첫 승을 점칠 수 있었다.

그러나 넘어야 할 난관은 산적해 있었다.
최종 라운드를 겨룰 2위 선수가 이정민(23, BC카드)이다. 이정민은 2주전 제주에서 열린 ‘제 5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연장 승부를 펼친 주인공이다. 박성현은 이정민과의 맞대결에서 고배를 마셨다. 박성현-이정민의 매치플레이가 2주만에 다시 펼쳐지는 양상이었는데 박성현으로서는 2주전의 아픈 기억을 빨리 떨쳐내는 게 중요했다.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의 코스 컨디션도 난제였다. 인천 청라지구의 바람은 까다롭기로 유명하고, 20일 3라운드 경기 때는 폭우로 경기가 중단 되기도 했다. 메이저 대회 답게 코스 설계도 까다로웠다. 베어즈베스트라는 이름에서 따온 ‘곰의 지뢰밭’이 12~14번 홀에 버티고 있었다. 2만 명 넘게 몰려 온 갤러리로부터의 심리적 압박도 이겨내야 했다.
박성현은 이 모든 난관과 정면으로 맞섰다. 지키는 경기를 멀리하고,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호쾌한 샷을 날렸다. 3라운드 중간합계에 비해 최종라운드에서 타수는 잃었다. 하지만 코스가 어렵기는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18번홀에 올라 갔을 때까지 단독 선두를 지킨 박성현의 스코어는 1오버파. 2위인 이정민은 2오버파. 이정민이 버디를 잡지 않는다면 파만 해도 우승이 확정 되는 상황이었다. 이정민의 버디퍼트가 물 건너가고 박성현의 버디 퍼트가 홀컵 5cm 옆에 가서 붙었다. 2013년 드림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2014년부터 정규투어에 나선 박성현이 데뷔 2년차에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일궈내는 순간이었다. 가볍게 손을 들어 환호하는 갤러리에 인사한 박성현은 머쓱하게 마크를 하고 환하게 미소지었다.
2주만의 매치플레에서 1승 1패를 거둔 이정민은 이날 2오버파, 최종합계 291타 3오버파로 단독 2위에 올랐다. 뒤를 이어 안신애와 양수진이 4오버파로 공동 3위, 김효주가 7오버파로 안송이 하민송과 함께 공동 9위에 랭크 됐다.
박성현은 경기 후 SBS골프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까지 아슬아슬한 상황 끝에 우승하게 돼 기쁘다. 많이 응원해주신 분들께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14번 홀에서 헤저드에 빠진 뒤 긴장 되고 마음이 위축됐는데 이정민 언니가 오히려 ‘긴장하지 말라’고 말해줘서 많은 도움이 됐다. 올해 첫 승이 목표였는데 그 목표를 비교적 빨리 이뤄 남은 시즌 2승을 보태 3승을 올리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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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천 청라지구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 6635야드)에서 열린 시즌 첫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메이저대회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총상금 7억원)’ 최종라운드에서 생애 첫 우승에 성공한 박성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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