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의 양현종, 리오스-류현진 안 부럽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22 06: 00

KIA 에이스 양현종(27)의 기세가 좀처럼 식지 않는다. 6월에도 압도적인 페이스를 이어가며 생애 최고 시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지금껏 매 시즌 초반 페이스를 주도해왔던 선수들의 기록과 비교해도 결코 손색이 없다. 근래 들어 가장 압도적이었던 다니엘 리오스, 류현진의 기록과 견주면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양현종은 21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시즌 8번째 승리(2패)를 따냈다. 때로는 강력한, 때로는 농익은 피칭을 선보이며 kt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이로써 경기 전까지 1.47이었던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은 1.37까지 내려갔다.
가뜩이나 낮았던 평균자책점이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뿐이다. 양현종은 개막 이후 4월까지 6경기에서 2.3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더할 나위 없는 수치로 여겨졌다. 그런데 그 후 페이스는 어리둥절하기까지 하다. 5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하며 1점대 평균자책점에 진입한 양현종은 6월 4경기에서 28⅔이닝을 던지며 3승 평균자책점 0.63이라는 환상적인 기록을 내고 있다. 5월 마지막 경기서 1.67이었던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1.37까지 떨어졌다.

그렇다면 2007년 이후 리그 초반 평균자책점 순위를 주도했던 선수들과 비교하면 어떨까. 동일 기간, 그리고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단연 양현종이 최고다. 2007년 이후, 개막 후 6월 21일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선수는 딱 두 명이었다.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가 14경기에서 1.7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며 2010년 류현진(LA 다저스, 당시 한화)이 13경기에서 1.80의 기염을 토했다. 그런데 양현종은 15경기에서 1.37이다. 못할 것이 없다.
그 외 다른 선수들은 2008년 채병룡(SK, 2.41), 2009년 릭 구톰슨(당시 KIA, 2.68), 2011년 더스틴 니퍼트(두산, 2.87), 2012년 브랜든 나이트(당시 넥센, 2.23), 2013년 크리스 세든(당시 SK, 2.12), 2014년 앤디 밴헤켄(넥센, 3.24)이었다. 이 중 평균자책점 왕좌를 지킨 선수는 리오스(2.07), 류현진(1.82), 나이트(2.20)까지 세 명이며 모든 선수들이 TOP 10 안에서 시즌을 마쳤다. 과거 전례만 놓고 보면 양현종의 평균자책점 ‘TOP 10’ 마무리는 확정된 셈이다.
양현종의 기록과 견줄 만한 리오스는 당시 14경기에서 103⅔이닝을 던지며 9승3패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13경기에서 딱 100이닝을 소화하며 8승4패 평균자책점 1.80으로 팬들을 흥분시켰다. 두 선수는 당해 KBO 리그에 길이 남을 만한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다. 리오스는 22승을 기록했고 류현진은 1점대 평균자책점(1.82)으로 시즌을 마쳤다. 양현종의 어깨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양현종 개인적으로도 최근 2년 성적보다 지금 페이스가 훨씬 낫다. 양현종은 2013년 6월 21일까지 13경기(선발 11경기)에서 9승1패 평균자책점 2.15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21일까지는 14경기에서 8승4패 평균자책점 3.51이었다. 올해 기록이 얼마나 좋은지를 대변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양현종이 개인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것이다.
양현종은 2013년에는 계속된 옆구리 부상과 체력 문제가 겹치며 9승3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는 16승을 기록했으나 여름부터 구위가 처지며 평균자책점(4.25)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때문에 아직은 ‘후반기에 약하다’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지금까지는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양현종이 이런 시선을 깨끗하게 날려버릴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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