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의 냉정한 진단, 5연패 한화의 현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6.22 05: 58

"아직 위는 아니다". 
불과 5일 만에 그동안 쌓아온 것을 한 번에 까먹었다. 한화는 지난 16일 대전 SK전 승리로 35승29패를 마크하며 5할 승률에서 +6으로 시즌 최고치를 찍었다. 당시 1위 두산과 승차도 단 2경기. 베스트 전력이 아닌 상황에서도 무섭게 분위기를 탄 한화의 기세를 볼 때 선두권 진입은 시간문제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때 김성근 감독은 냉정하게 팀을 진단했다. +6 달성 전후로 김성근 감독은 "아직 위는 아니다. 우리는 매경기, 하루하루가 승부다. 어떻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이다. (선두 싸움이) 해볼 만하다고? 그러다 한 방 맞을 수 있다"며 "SK 시절에는 3연전을 계산대로 움직였지만, 아직 한화는 그럴 만한 계산이 서는 팀이 아니다"고 말했다. 상승세에도 긴장을 풀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의 냉정한 진단은 결국 시즌 최다 5연패로 나타나고 말았다. 17~18일 대전 SK전에서 패하며 루징시리즈를 당했고, 19~21일 마산 NC전에서 시즌 첫 3연전 싹쓸이 패배로 무릎을 꿇었다. +6이 순식간에 +1로 떨어졌다. 12일 동안 지켰던 5위 자리도 KIA에 내주며 6위로 한 계단 내려앉고 말았다. 
특히 NC와 3연전에서 한화는 무기력 그 자체의 경기내용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3연전 팀 타율이 1할9푼1리에 그쳤고, 득점도 4점을 내는 데 만족했다. 삼진만 무려 27개를 당했고, 4개의 병살까지 더해졌다. 타순도 조정해보고, 히트앤런 같은 작전도 걸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손써볼 기회도 없었다. 
게다가 NC와 3연전에 9개의 도루를 내주는 동안 저지는 한 번뿐이었다. NC 주자들이 대놓고 뛰어도 막을 길이 없었다. 정교했던 수비 시프트마저 통하지 않았다. SK전에서 아껴 놓았던 '필승 트리오' 박정진·권혁·윤규진을 투입하고도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는 점에서 한화가 입은 내상의 크기는 상당하다. 
김성근 감독의 진단대로 지금의 5연패는 한화 전력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선발이 강력하지 못하며 불펜 필승조와 추격조의 차이가 크다. 하위타선이 너무 약하고, 찬스에서의 결정력이 떨어진다. 발 빠른 팀들을 만날 때는 속수무책으로 도루를 내준다. 이쯤 되니 김 감독도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물론 지난해까지 한화를 생각하면 지금까지 +1을 유지하며 5강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시기상 한 번은 전체적으로 페이스가 처질 때가 된 것도 사실이다. 1위 NC도 시즌 최다 5연패를 한 적이 있었다. 여전히 5할 승률을 지키고 있는 만큼 지금 위기를 얼마나 잘 넘어가느냐가 중요하다. 
당장 23일부터 주중 대전 홈 3연전에 넥센을 만난다. 넥센과 상대전적 2승4패 열세에서 나타나듯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이번 주마저 안 좋은 흐름이 계속 된다면 한화의 추락은 가속화될 것이다. 지금이 진정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줄 때다. 
waw@osen.co.kr
창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