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시즌 첫 스윕패와 최다 5연패의 늪에 빠졌다. 5연패 기간 동안 경기당 평균 2.4득점에 머무른 타선의 침체가 뼈아프다. 특정 선수의 문제가 아니라 팀 전체의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이다.
이쯤 되니 한화로서는 외국인 타자 공백이 치명적으로 느껴진다. 올해 한화는 10개 구단을 통틀어 외국인 타자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 팀이다. 시즌 69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외국인 타자가 뛴 것이 고작 14경기. 이렇다 할 기여도가 없다. 외국인 타자의 득점 생산력이 총 6.26점에 그치고 있다. 뭔가 흐름이 좋지 않을 때 외국인 타자의 한 방으로 분위기가 바뀌는 다른 팀들과 천지차이다.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펠릭스 피에와 재계약이 불발된 한화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나이저 모건을 데려와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시즌 전부터 불안한 행보를 보인 모건은 10경기만 뛰고 짐을 쌌다. 타율 2할7푼3리 9안타 무홈런 5타점의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화려한 명성을 쫓다 낭패를 본 한화는 대체 외국인 타자로 제이크 폭스를 영입했다. 경력은 크게 보잘 것 없지만 동기부여가 확실한 생계형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모건이 4월10일 사직 롯데전을 끝으로 떠난 뒤 폭스가 데뷔한 5월20일 문학 SK전까지 한화는 한 달 반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폭스마저도 뜻하지 않은 부상에 발목 잡혔다. 5월23일 수원 kt전에서 1루로 뛰어가던 중 햄스트링 통증이 올라온 것이다. 결국 이튿날부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4경기밖에 뛰지 않은 폭스의 성적은 10타수 2안타 타율 2할 무홈런 4타점.
안타·타점·홈런·도루 등 선수 개인의 득점 기여도를 평가하는 누적 기록 'RC(Runs Created)'를 통해서도 한화의 외국인 타자 복이 얼마나 없는지 알 수 있다. RC를 보면 모건이 5.04, 폭스가 1.22로 도합 6.26에 그쳤다. 10개 구단 중 외국인 타자들의 총합 RC가 한 자릿수인 팀은 한화와 두산 뿐이다. 두산도 잭 루츠(0.94)와 데이빈슨 로메로(6.97)의 RC가 7.91으로 한화 모건·폭스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다.
반면 1위를 질주하고 있는 NC는 에릭 테임즈가 리그 최고의 RC 80.87을 기록하며 한화의 모건·폭스가 합작한 RC의 11배 이상의 압도적 기여도를 자랑하고 있다. 이어 SK(50.39) 삼성(48.88) kt(50.12점) KIA(44.28) 롯데(39.94) 넥센(26.13) LG(25.76) 그리고 두산과 한화 순이다. 타선의 침체가 깊어지는 한화로서는 외국인 타자 공백이 너무 아쉽다.
지난해 한화에서 뛴 외국인 타자 피에는 RC 83.75로 외국인 타자 중 NC 테임즈(133.96)와 삼성 나바로(123.75)에 이어 3위였다. 피에는 공수주에서 팀 공헌도가 상당히 높았다. 전통적으로 한화는 외국인 타자를 잘 뽑은 팀이지만, 올해는 여러 가지 운이 따르지 않으며 흉작이 되고 있다.
한화로서는 결국 폭스가 빨리 돌아와서 타선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폭스 스스로는 몸 상태를 자신하고 있지만, 한화는 완벽하게 회복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폭스의 복귀 시점을 다음 달로 잡았다. 폭스가 돌아온다고 해서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한화는 그의 복귀까지 타선이 힘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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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