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창단 후 세 번째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동안 공격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던 kt가 트레이드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며 전력 보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t는 21일 포수 용덕한을 NC 다이노스로 보내고 대신 좌완 투수 홍성용과 외야수 오정복을 받아오는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t의 창단 후 3호 트레이드다. kt는 4월 20일 유망주 투수 이준형을 LG 트윈스에 내주고 내야수 박용근, 포수 윤요섭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달 2일에는 투수 박세웅, 이성민, 조현우와 포수 안중열을 롯데 자이언츠로 보내고 장성우, 하준호, 최대성, 윤여운 이창진을 영입하는 4대5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시즌 초반 1할 대의 승률로 극심한 부진에 빠지자 즉시 전력 선수들을 영입하며 돌파구를 찾았다. 공격력 강화에도 초점을 맞췄고 어느 정도 성공하며 5월 중순부터 전력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장성우는 주전 포수로, 하준호는 주전 외야수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윤요섭이 2군으로 내려갔던 용덕한을 대신해 백업 포수 역할을 했고 박용근은 지난달 24일 오른 정강이뼈 골절상을 당하기 전하기 전까지 주전, 백업을 오가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아울러 외국인 투수 앤디 시스코 대신 타자 댄 블랙을 영입하며 효과를 봤다. 6월 현재까지 9승 8패로 승률이 5할을 넘었다. 특히 6월 팀 타율 2할9푼2리(3위), 팀 홈런 23개(2위)로 공격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마르테-블랙이 중심타자로 활약한 점도 있으나 하준호, 장성우 등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었다. 점차 신생팀 한계를 벗는 kt였다. 하지만 마운드는 여전히 불안하다. 6월 평균자책점이 5.88로 리그 최하위.
선발진에선 정대현-옥스프링 원투펀치고 활약해주고 있다. 실질적인 3선발인 고졸 루키 엄상백도 좋은 구위를 뽐내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남은 선발 자리에선 여러 젊은 투수들을 시험하고 있는 상황. 여기에 김재윤-장시환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자리 잡으며 승리하는 날도 점차 늘었다. 그러나 불펜진의 한계가 드러났다. 1군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 불펜 역할을 하면서 흔들렸다. 매일 필승조를 가동할 수도 없었다.
결국 kt는 또 한 번의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 강화에 나섰다. 우선 장성우에게 주전 포수 마스크를 내준 용덕한을 NC로 보냈다. 김태군이 백업 포수가 필요했던 NC로서도 필요한 트레이드였다. kt는 윤요섭을 비롯해 김종민, 이해창, 윤여운 등의 젊은 포수들이 남아있다. 포수를 내준 대신 kt는 좌완 불펜 요원과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외야수 자원을 얻었다.
홍성용은 지난해 NC에서 불펜으로 22경기에 출전해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26(12⅔이닝 6자책점)으로 활약했다.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제 몫을 다 해줬다. kt는 윤근영을 제외하면 이창재, 심재민 등 좌완 투수들이 모두 1~2년 차에 불과하다. 따라서 중간급 투수인 홍성용을 데려오면서 불펜진 강화를 노린다. 김진훈 kt 단장 역시 “선수들 육성도 필요하지만 불펜진 그림이 완성되지 않았다”며 홍성용 영입 배경에 대해 밝혔다.
또한 외야수 오정복의 영입으로 외야진도 한층 강화했다. kt는 주로 김상현-이대형-하준호로 이어지는 외야진을 가동한다. 여기에 김상현의 1루수 혹은 지명타자 출전에 따라 부상에서 복귀한 김사연이 선발로 나선다. 그러나 확실한 백업 선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오정복이 가세한다면 외야수 기용 폭도 넓어진다. 오정복은 올 시즌 1군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으나 퓨처스리그 50경기서 타율 3할3푼1리 2홈런 31타점 26득점 5도루로 활약 중이다. 오정복에게도 kt의 이적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내부 경쟁의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kt는 선수층이 얇은 탓에 주전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보장된다. 하지만 기존의 외야수들에 오정복이 합류하면서 누구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부족했던 포지션을 채웠다. 이전의 트레이드가 단숨에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형 트레이드였다면 이번엔 세부적인 부분에서 약점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는 트레이드가 된 셈이다. kt가 창단 3호 트레이드를 통해 6월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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