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격 등판도 문제없다.
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괴물의 투구를 하고 있다. 지난 21일 광주 kt전에서 7이닝 3피안타 2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쳐 팀의 7-0 승리를 이끌고 최근 5연승이자 시즌 8승을 따냈다. 특히 최근 6경기 43⅔이닝 동안 단 한번 2실점 했다. 평균자책점도 1.37로 끌어내렸다.
흥미로운 사실은 데뷔 이후 한 주간에 나흘간격으로 등판하면서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고 2승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 6월 16일 잠실 LG전에서 97개의 볼을 던지면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안았다. 그리고 나흘만에 마운드에 오른 이날은 99개를 던지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선발 체제에서 나흘등판 간격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찾아오는 통과의례다. 물론 월요일을 끼고 4일 간격으로 줄이는 경우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당겨쓰지는 않는다. 메이저리그는 나흘 간격 등판이 흔하다. 텍사스 다르빗슈 류가 일본투수들이 많이 다치는 이유는 바로 나흘 간격 등판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작년과 재작년 류현진도 보듯이 나흘간격 등판은 다소 부담이 있다.
양현종은 데뷔 이후 올해까지 총 19번의 나흘간격 등판이 있었다. 신인시절인 2007년 한 번 있었고 본격적인 선발투수로 전환한 2009년에는 두 번이 있었다. 16승을 따낸 2010년에는 5번으로 가장 많았다. 어깨통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던 2011년은 두 번에 걸쳤고 2012년에는 아예 없었다. 재기에 시동을 걸었던 2013년 2회, 그리고 2014년은 4번 이었다. 특히 7월에는 3연속 나흘등판을 했다. 올해는 두 번 이었다.
나흘 등판에서 연승을 따낸 경우는 이번까지 모두 6번째였다.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퀄리티스타트는 네 번째에 불과했다. 그만큼 나흘간격 연투는 부담스러운 것이었다. 때문에 두 경기에 한 경기는 5이닝 정도만 소화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데 양현종은 나흘간격으로 2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13이닝)까지 펼쳤다. 물론 데뷔 이후 최초였다.
이제는 나흘간격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유는 양현종의 투구스타일이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예전같으면 파워직구를 앞세워 힘으로 윽박지르는 투구였다. 제구력도 완전하지 못해 투구수가 많아졌고 이닝 소화력도 떨어졌다. 그러나 제구력이 잡히고 변화구를 적절히 구사하며 상대타자들을 제압하는 효율성 높은 투구를 했다.
양현종은 98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경기당 6⅔이닝 정도를 책임지고 있다. 리그 최정상급이다. 스스로 평균자책점 보다는 이닝 소화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메이저리그행을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KIA로서는 에이스의 어깨보호를 위해 나흘 간격 등판이 잦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에이스의 숙명상 승부처에서 팀이 절실히 필요할 때 나흘 등판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그 필승 가능성을 지난 주 유감없이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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