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이용훈의 믿음 "조정훈, 꼭 부활할 것"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6.23 06: 00

"정훈이는 제가 옛날부터 봤잖아요. 그런데 이번만큼 열심히 운동하는 건 못 봤습니다. 꼭 부활할거에요."
롯데 자이언츠 이용훈(38) 재활군 코치는 최근 1군에 잠시 나들이를 했다. 염종석 투수코치가 훈련 도중 연습구에 머리를 맞아 며칠 동안 자리를 비웠고, 이용호 불펜코치가 잠시 투수코치 역할을 하는 동안 불펜코치를 봤다. 다행히 염 코치는 큰 문제가 없었고, 이 코치는 다시 상동구장으로 돌아갔다.
강속구 투수로 활약하던 이용훈은 2005년 어깨수술 후 피나는 노력 끝에 2008년 1군에 복귀했다. 2014년 공식 은퇴를 선언했는데, 수술 후 10년 동안 이 코치는 처절하게 통증과 싸웠다. 그래서 현역시절 후배들은 '저 형은 재활만 몇 년을 해서 나중에 재활코치 하면 잘 할 것'이라고 말했고, 정말 이 코치는 현역은퇴 후 재활코치로 활약 중이다.

"내가 재활을 오래 했다고 해서 선수들을 잘 보는 건 결코 아니다. 배울 것도 많고, 여전히 공부하면서 코치를 하고 있다. 내가 조금이라도 잘못 본다면, 그 선수는 선수생명까지 흔들릴 수 있는 것 아닌가. 어쨌든 재활군에 있는 선수들을 나처럼 고생 안 시키는 게 목표"라는 게 이 코치의 말이다.
4월까지만 하더라도 부상자들로 북적였던 롯데 재활군에는 이제 많은 선수들이 떠났다. 팀으로서는 다행인 일이다. 롯데가 집중 관리하고 있는 선수 가운데 조정훈(30)이 있다. 두 번의 팔꿈치 수술 후 5년이나 재활을 하고 있다. 건강한 조정훈은 다승왕, 그리고 리그를 주름잡을 가능성까지 보여줬기에 주위에서는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이 코치는 "정훈이를 내가 입단 때부터 봤는데, 지금처럼 열심히 훈련하는 건 처음 봤다. 기술적으로 도와줄 것도 있지만, 재활은 멘탈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그 부분에 신경써서 정훈이를 관리하고 있는데, 열심히 훈련하니 꼭 부활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2008년 선발로 활약하던 이 코치가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빠지게 되자 그 자리를 채운게 조정훈이었다. 앞선 3년 동안 프로에서 단 1승밖에 없었던 조정훈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2008년 1번의 완봉승을 포함해 5승을 거뒀으며 2009년 14승을 따내 다승왕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2010년 팔꿈치 수술을 하게 됐고, 2013년에는 두 번째로 수술대에 올랐다. 시련의 연속이었다.
올해 조정훈은 재활을 마치고 스프링캠프에 합류, 시범경기 첫 등판까지는 무사히 마쳤지만 두 번째 등판에서 갑자기 구속이 떨어져 다시 재활군으로 향했다. 부상 전까지 강속구투수가 아니었던 조정훈인데 2월부터 최고구속 146km까지 찍었다. 이 코치는 "원래 평균 140km 조금 넘게 던지던 정훈이가 의욕이 앞섰다. 무리를 해서 다시 부상이 왔는데, 답답한 마음은 이해 한다"며 후배이자 이제는 관리대상이 된 조정훈을 두둔했다.
희소식도 있다. 이종운 감독은 최근 조정훈의 몸 상태를 두고 "(공을 던지고 나서) 팔꿈치에 물이 차는 것만 좋아지면 올해 복귀도 가능하다. 7월이라고 이야기는 했는데, (현실적으로) 7월 말은 돼야 상태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정훈이 사직구장 마운드에 다시 설 날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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