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투수 조영우(20)가 지친 한화 마운드의 비밀병기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조영우는 지난 18일 대전 SK전에서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돼 7회 구원등판했다. 나주환-정상호를 2루 내야 뜬공, 박진만을 우익수 뜬공으로 공 13개에 가볍게 삼자범퇴 요리했다. 같은 날 1군에 올라온 최영환이 이틀 뒤 엔트리에 빠졌지만 조영우는 살아남았다.
제주고 출신으로 2014년 2차 5번 전체 47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조영우는 지난해 1군 6경기에 나와 1패 평규자책점 10.64를 기록했다. 하지만 2군 퓨처스에서 선발투수로 육성되며 기대를 모았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뒤 캠프에서도 꾸준히 지도를 받았다.

올해도 2군 퓨처스에서 선발투수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며 성장세를 거듭했다. 2군 10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85를 기록했다. 특히 2군에서 마지막 4경기는 모두 6이닝 이상 소화, 1승1패 평균자책점 1.31 탈삼진 22개로 위력을 떨치며 1군의 콜업을 받기에 이르렀다.
조영우는 시즌 첫 1군 등판이었던 SK전 최고 구속이 138km에 그쳤지만, 2군에서 최고 148km 강속구를 던졌다. SK전 등판 전날 2군에서 선발로 나와 70개의 공을 던진 영향으로 구속이 줄었지만, 컨디션이 좋은 날 140km대 중반은 쉽게 던질 수 있다. 지난해 최고 144km보다 스피드가 붙었다.
조영우는 "투구 폼이 조금 달라졌다. 와인드업 할 때 몸이 돌아가는 동작을 작게 했다. 중간에 잠시 멈추는 동작도 생겼다"며 "2군에서 정민태 투수코치님께서 많이 신경써주신 덕분에 스피드가 작년보다 빨라졌다. 2군에서 계속 선발로 던지다 보니 조금씩 감이 잡히는 느낌이 든다"고 달라진 점을 밝혔다.
시즌 초반부터 2군 경기에 등판이 없는 날 조영우를 대전으로 불러 직접 1대1 지도하기도 한 김성근 감독도 그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김 감독은 "폼이 조금 바뀌었는데 이전보다 컨트롤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아직 불펜에서 필승조까지는 아니더라도 추격조로는 충분히 쓸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화는 연패 기간 중에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총력전을 펼쳤다. 그러다 보니 권혁·박정진·윤규진 등 불펜 핵심 투수들의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 어느 누군가 그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조영우는 그 첫 번째 대안이다. 그는 "어떠한 상황이든 기회가 되면 좋은 투구를 하고 싶다. 시즌 끝까지 1군에서 살아남는 게 목표"라고 의지를 다졌다. 한화 마운드의 '비밀병기' 조영우가 지친 불펜에 새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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