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확정’ 프리미어12, 대표팀 구성 난항 예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23 06: 28

메이저리그 주도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대항마를 자처한 ‘프리미어 12’ 첫 대회의 일정이 확정됐다. 주최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은 벌써부터 발 빠른 대응에 들어갔지만 우리는 대표팀 구성부터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감독을 확정짓지 못한 상황에서 일정 변수까지 겹쳐 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는 22일 세계 랭킹 12개국이 참가하는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대회의 경기 일정 및 대진을 확정해 발표했다. 올해가 첫 대회인 프리미어 12는 오는 11월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B조 한국과 일본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일정을 돌입, 9일부터 15일까지는 대만에서 조별예선이 열리고 16일부터 상위 4개 팀이 토너먼트를 치른다. 4강전(19일~20일), 3・4위전 및 결승전(21일)은 일본 도쿄돔에서 개최된다.
한국은 8일 일본에 이어 대만 타오위앤 구장에서 11일 도미니카공화국, 12일 베네수엘라, 14일 멕시코, 15일 미국과 차례로 예선 라운드를 치를 예정이다. 이미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번 대회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WBSC와 긴밀한 공조를 약속한 바 있다. 도쿄올림픽 야구 복귀를 노리는 일본이 적극적으로 이번 대회를 밀어주고 있는 가운데 국제야구계의 한 축인 한국도 힘을 싣는 분위기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대표팀 구성이다.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과 함께 대표팀의 윤곽을 그리고 선수들을 선발해야 할 대표팀 감독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 규정상으로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인 류중일 삼성 감독, 그리고 준우승팀 감독인 염경엽 넥센 감독이 1·2순위이나 두 감독은 소속팀 사정과 경험 부족을 이유로 고사하고 있다. 야구계에서는 “현역 프로 감독이 맡기는 부담이 크다. 전임감독제로 가야 한다”라는 의견이 거세나 이사회에서는 이 부분을 확정짓지 못했다.
선수 선발도 난항이 예상된다. 베스트로 멤버를 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선 시기가 애매하다. 아직 일정이 나오지 않았으나 대개 한국시리즈는 11월 초에 끝난다. 올해부터 확대 시행되는 포스트시즌 일정, 그리고 우천 변수 등을 고려하면 한국시리즈가 언제쯤 종료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여건이다. 한 감독은 “다른 팀들은 모를까,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두 팀에서는 선수 차출이 쉽지 않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한국시리즈가 대회 이전에 끝난다고 해도 두 팀 소속 선수들은 차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다. 대회에 앞서 최소 열흘 전에는 대표 선수들이 소집되어 훈련을 진행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한국시리즈에 나가는 두 팀에 핵심 선수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 문제는 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정에 따라 포스트시즌 출전 선수들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가능성도 크다.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하는 팀 소속 선수들도 문제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10월 초에 일정이 끝나는 데 한 달 가까이 쉬지 못하고 계속 훈련을 해야 한다. 각 팀의 마무리캠프 일정과도 겹친다. 소속팀에 양해를 구해 먼저 소집되어 훈련을 하는 방안을 떠올릴 수 있지만 이미 시즌이 끝난 지 한참이 지난 상황으로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을 공산이 크다. 프리미어 12는 가장 큰 동기부여라고 할 수 있는 병역혜택이 없다. 선수들이 태극마크의 자부심 하나로 자신의 비시즌 일정을 기꺼이 희생할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출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11월 동안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데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 대만과 일본으로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FA 시장에는 여전히 이름이 굵직한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대표팀에 핵심적인 전력으로 간주되는 선수들도 여럿이 있다. 여러 난제들을 풀 해법 찾기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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