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부상에 음주사고’ LG,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6.23 06: 59

악재가 끊이지 않는다. 시즌 내내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음주사고까지 터졌다. 야수진에 신예 선수들이 가득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불펜진도 수혈이 절실하다. LG 트윈스가 힘겨운 2015시즌을 보내고 있다. 
LG 구단은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음주사고를 일으킨 투수 정찬헌에게 3개월 출장정지 및 벌금 1000만원의 중징계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시즌아웃. 올 시즌 정찬헌이 다시 마운드에 오를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정찬헌은 지난해부터 LG 불펜진 필승조 역할을 담당했다. 올 시즌에도 32경기 44이닝을 소화하면서 팀 내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이 던졌다. 강인한 체력은 물론, 구위 또한 LG 불펜투수 중 가장 뛰어나다. 7회와 8회를 막는 셋업맨이자, 봉중근이 연투로 나오지 못할 경우에는 마무리투수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정찬헌은 어처구니없는 음주사고를 내면서 시즌아웃과 연봉삭감, 그리고 팀 전력 약화를 자초했다. 이제 LG는 정찬헌을 대신할 누군가를 찾아야만 한다. 문제는 LG 불펜진의 두께가 이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LG 불펜진은 2013시즌과 2014시즌, 2년 연속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불펜 평균자책점 4.65로 리그 7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불펜 전원 필승조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봉중근이 시즌 첫 한 달 동안 페이스를 찾지 못했고, 신재웅도 구위를 올리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유원상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2군에 머물렀다. 이동현과 정찬헌 둘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온 만큼, 정찬헌의 이번 음주사고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정찬헌의 역할을 맡을 유력 후보는 신재웅이다. 신재웅은 올 시즌 21경기 21⅔이닝을 던지며 0승 1패 0홀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 중이다. 2014시즌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맹활약했으나, 아직은 그만큼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145km 이상은 찍고 있다. 특유의 로케이션만 살아난다면, 지난해처럼 필승카드가 될 수 있다. 
최동환 김선규 김지용 등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성장세를 보인 투수들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현재 최동환만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4월 한 달 동안 김선규는 필승조에서, 김지용은 추격조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빼어난 구위를 지닌 세 투수에겐 지금이 곧 천금의 기회다. 셋 중 누군가는 이번 기회를 살려 1군에 정착할 필요가 있다.
유원상의 복귀도 절실하다.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활약했던 2012시즌의 구위는 아니더라도, 지난 두 시즌만큼의 모습만 보여줘도 LG 불펜진에 천군만마가 된다. 연투는 물론, 2이닝 이상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불펜진 소모도 줄일 수 있다. 땅볼 유도에도 능하다. 히메네스 영입으로 내야진이 두터워진 만큼, 유원상의 정상복귀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한다.
LG는 지난 22일까지 시즌 전적 30승 38패 1무로 9위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도 4연승으로 6월을 시작했고, 지난 21일 목동 넥센전 이전까지는 3연승을 달렸다. 6월 성적 9승 8패로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우규민·류제국이 돌아오면서 선발진이 정상궤도에 올랐다. 소사까지 상위 선발라인은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대할 수 있는 투구를 펼친다. 4경기 밖에 안 뛰었지만, 새로운 외국인 내야수 히메네스도 공수 모두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제부터가 분수령이다. 주중 3연전 상대인 10위 kt, 주말 3연전 상대인 1위 NC를 맞아 승수를 쌓아야한다. LG는 올 시즌 kt와 상대전적 3승 3패, NC와는 6승 1패 1무를 기록 중이다. 에이스 소사가 주 2회 등판하는 만큼, 여러모로 자신감을 갖고 이번 주를 보낼 수 있다. 주전 포수 최경철도 지난 주말부터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 1군 복귀가 다가오고 있다. 8위 롯데와는 불과 2경기 차이. 5위 KIA와도 4.5경기 차이다. 아직 정규시즌은 반환점도 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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