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표현이 딱이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괴력을 발휘했다. 불혹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이승엽은 23일 사직 롯데전서 시즌 14호째 투런 아치를 터뜨리는 등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1회 좌전 안타, 3회 우전 안타, 5회 중전 안타에 이어 8회 쐐기포를 날렸다. 롯데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잠재우는 한 방이었다.
이승엽은 9-3으로 앞선 8회 1사 1루서 5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조현우. 이승엽은 2구째 직구(136km)를 그대로 잡아 당겼다. 140m 짜리 우월 투런 아치.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큼지막한 타구였다. 이승엽은 이날 4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으로 지난해 10월 13일 대전 한화전 이후 253일 만에 한 경기 4안타를 달성했다.

이승엽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재취득한다. 불혹의 나이에도 뛰어난 실력과 인품 그리고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 여전히 변함없는 인기 등 모든 면을 고려했을때 좋은 대우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중일 감독 역시 "이승엽이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다시 얻는다. 우리 나이로 마흔이지만 2~3년 더 선수 생활을 하길 원한다. 이 악물고 한다"고 이승엽의 변함없는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과거 일본 무대에서 뛰던 모습을 기대하면 안되지만 여전히 타격 기술은 좋다". 이승엽을 향한 류중일 감독의 믿음은 한결같았다.
야구 선수로서 모든 걸 이룬 그이지만 만족이란 걸 모른다. 이승엽은 지금껏 쌓아왔던 명성에 흠이 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야구 팬들에게 '살아있는 전설' 이승엽을 볼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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