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레 동경하던 로메로, 잠실의 4번으로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6.24 10: 00

도미니카공화국의 야구 영웅 중 하나인 아드리안 벨트레(텍사스 레인저스)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다. 통산 2657안타와 401홈런으로 3000안타에도 충분히 도달 가능하다.
그런 벨트레는 고국에서 많은 어린 선수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데이빈슨 로메로(29, 두산 베어스) 역시  벨트레를 보고 자란 도미니카의 많은 야구 꿈나무들 중 하나였다. 당장 함께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여건은 아니지만 그와 같은 선수가 되기 위해 지금까지 보고 배운 것들이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로메로는 지난 23일 잠실 SK전에서 솔로홈런 하나를 터뜨린 것을 비롯해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불방망이를 과시하며 팀의 10-1 대승을 이끌었다. 좌측 담장을 시원하게 넘어간 시즌 4호 홈런은 잠실에서 만들어낸 자신의 첫 홈런이기도 했다. 15경기에서 타율은 아직 2할2푼7리로 낮지만 14타점을 올려 타점 생산능력은 입증하고 있다.

아직 적응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 경기에 뛰기 시작한지 아직 3주도 채 되지 않은 선수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KBO리그에 대해 “경쟁력 있고 좋은 선수가 많은 리그다”라고 한 로메로는 “적응하고 있는 기간이라 타율이 낮은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적응이 되면 좋아질 것이다”라고 낙관적인 생각도 전했다.
타구의 질이 전반적으로 괜찮아 그런 생각도 할 수 있다. 로메로는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는 것도 많았다. 언젠가는 그것들이 안타가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김태형 감독 역시 “못 치는 느낌이 아니다. 정면으로 가는 타구가 많고 내용도 좋았다. 점점 좋아질 것 같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로메로 역시 단기적인 활약에 만족하지는 않는다. “안타와 홈런을 쳐서 기분은 좋지만 만족은 하지 않는다. 타율과 타점을 더 올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것이 로메로의 마음이다. 공을 방망이에 정확히 맞혀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보여준 만큼 지금의 타율보다 올라갈 여지는 커 보인다.
닮고 싶은 선수가 있는지 묻자 주저하지 않고 벨트레를 언급했다. 로메로는 “어렸을 때부터 벨트레를 좋아했다. 같은 3루수고, 커리어도 훌륭하다. 타격과 수비도 모두 좋다. 옛날부터 매일 경기를 보면서 따라했다”고 설명했다.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각각 4차례씩 수상했을 정도로 벨트레는 공수 양면에서 정상급 기량을 과시하는 선수다. 방망이는 물론 수비로도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로메로의 다짐이 섞인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조금씩 싹을 틔우는 단계지만 장타력은 벌써 눈에 띈다. 15개의 안타 중 2루타가 5개, 홈런이 4개다. 올해 트리플A 38경기에서도 OPS .950으로 로메로는 뛰어난 득점 생산력을 보였다. 트리플A에서 21볼넷-21삼진으로 좋았던 볼넷/삼진 비율이 한국에 와서 3볼넷 14삼진으로 흔들리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기는 하지만, 로메로 자신의 말대로 아직은 적응 기간이다. 로메로가 두산이 원하던 잠실의 4번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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