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2번과 폭탄 6번, 류중일 야구의 핵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6.24 13: 20

'화끈한 공격 야구'를 지향하는 류중일 삼성 감독은 2번 타자와 6번 타자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2번과 6번이 어느 만큼 해주느냐에 따라 공격력이 좌우된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설명.
류중일 감독은 '공격형 2번 타자'를 선호한다. 일반적으로 2번 타자는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을 가진 타자를 배치하는 편이다. 1번 타자가 출루하면 희생번트를 통해 주자를 득점권에 안착시키는 게 2번 타자의 통상적인 임무.
작전 수행보다 장타력을 갖춘 타자를 2번에 배치해 타선의 집중력을 중심 타선까지 연결시키겠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복안이다. 구자욱은 류중일 감독이 선호하는 공격형 2번 타자에 가장 부합하는 유형.

구자욱은 올 시즌 삼성의 히트 상품 0순위. 채태인, 박한이 등 주축 타자들의 부상 공백을 너끈히 메우며 벤치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던 구자욱은 최근 들어 공격형 2번 타자로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구자욱은 올 시즌 2번 타자로 나서 타율 3할5푼1리(57타수 20안타) 4홈런 9타점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23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마찬가지. 이날 2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구자욱은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타구 방향이 부챗살 모양으로 고루 퍼졌고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시즌 9호 솔로 아치까지 쏘아 올렸다.
구자욱은 "경기를 많이 나가지 못할때 연습이라도 많이 하자는 마음으로 김한수 코치님의 도움을 받아 타격 자세를 일부 수정했다. 수정한 타격 자세가 내게 잘 맞는 것 같다.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데뷔 첫 4안타를 때렸는데 마지막 타석에서 꼭 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중일 감독은 2013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때 '이승엽 6번 카드'를 꺼냈다. 당시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의 6번 배치 여부를 놓고 장고를 거듭했었다.
"주변에서 이승엽의 타순을 뒤로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5번은 몰라도 6번 이후는 내가 용납할 수 없다"는 류중일 감독은 "본인 또한 내 생각과 같았다. 이승엽이 일본 무대에서 활약할때 채태인, 최형우, 박석민이 삼성의 주축 타자로서 잘 해줬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중심 타선과 하위 타선의 중간에 위치한 6번 타자가 잘 해줘야 한다"며 "각 팀의 6번을 보면 한 방이 있는 타자들이 많다. 6번 타자가 어느 만큼 해주느냐에 따라 경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승엽은 6번 타자로 나서 타율 3할4푼1리(182타수 62안타) 13홈런 39타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류중일 감독의 믿음에 보답해왔다.
이승엽은 23일 사직 롯데전서 시즌 14호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4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의 물오른 타격감을 선보였다. 특히 8회 140m 짜리 대형 투런 아치를 터뜨리는 괴력을 뽐냈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6번 타순은 폭탄이다. 중심 타선이 잘 치니까 6,7번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중심 타선을 어렵게 승부하고 그 쪽에서 승부를 보려고 한다. 장타 능력이 뛰어난 6번 타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6번 타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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