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갈망했던 1군 무대를 다시 밟게 된 손용석(롯데)은 요즘 야구할 맛이 절로 난다.
입단 당시 내야 유망주로 각광을 받았던 손용석은 대타 요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장차 거인 군단의 미래를 책임질 주역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최근 몇년간 2군 무대에 머무르는 시간이 훨씬 더 많았다. 그러다 보니 현역 은퇴를 고민한 적도 많았다.
손용석은 16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다음날 6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손용석은 5타수 3안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그간의 아쉬움을 떨쳐냈다. 23일 사직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손용석은 "2군에만 있을때 희망이 없었는데 이곳에 오니 기쁘다. 여기서 만족해선 안된다. 조금 더 잘 하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손용석은 "다 좋아하면서도 서로 티내지 않는다. 내가 스무살 고졸 새내기도 아니고 안타 몇 개 쳤다고 좋아해선 안된다"고 스파이크 끈을 조여맸다.
1루 수비를 맡고 있는 손용석은 "수비는 괜찮다. 문제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그는 '10개 구단 최단신 1루수'라는 표현에 대해 "1루수는 키가 커야 야수들이 송구하기 수월하다. 아무래도 내가 작다 보니 낮게 던지라고 이야기한다"며 "키를 넘길 만큼 높은 공이 오면 답이 없다"고 자학 개그를 펼치기도.
손용석은 이날 경기를 잔뜩 기대하는 눈치였다. 우상과도 같은 이승엽(삼성)과 만날 수 있기에. "어릴 적부터 이승엽 선배님을 정말 존경했었다. 타격 동영상을 보면 그저 감탄사만 쏟아졌다"는 게 손용석의 말이다. 입단 당시 등번호 36번을 고른 이유도 이승엽과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손용석은 "선배님과 연락하고 함께 식사하고 싶은데 아직 그 정도의 관계는 아니다. 그래도 한 두 마디씩 주고 받는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자리를 잡는 것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게 손용석의 간절한 바람이다. 그래서 일까. 손용석은 "지금보다 더 잘 하고 싶다"고 수 차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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