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을 도둑맞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지만 이대호(33, 소프트뱅크)의 타격감은 여전히 활화산이다. 이에 일본에서도 이대호의 연속 월간 최우수선수(MVP) 수상 가능성을 주목하고 나섰다. 올 시즌 첫 복수 수상에 도전하는 유력한 후보자다.
일본야구기구(NPB)는 24일 '일본생명 6월 월간 MVP 후보'를 발표했다. 이미 5월 MVP로 선정됐던 이대호는 이번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일본 진출 이후 두 달 연속 월간 MVP 수상에 도전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
총 10명의 선수가 퍼시픽리그 타자 부문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24일까지의 성적만 놓고 보면 이대호는 타율 3할5푼9리, 5홈런, 1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빼어난 성적이지만 경쟁자들은 쟁쟁하다. 같은 기간 타율에서는 아키야마 쇼고(세이부)가 4할6푼6리로 10명의 선수 중 선두다. 이대호는 타율 5위다. 홈런에서는 마쓰다 노부히로(소프트뱅크)가 7개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타점 부문에서는 에르네스토 메히아(세이부)가 21타점으로 1위, 이대호가 마쓰다와 공동 2위군으로 형성하고 있다. 1.081의 OPS(출루율+장타율)은 리그 4위 기록. 전 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내고 있지만 경쟁자들을 압도할 만한 성적을 냈던 5월과는 다소 다르다. 하지만 경기가 남아 있는 만큼 막판 스퍼트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특히 홈런에서 괴력을 발휘한다면 역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런데 이대호나 아키야마가 더 주목받는 것은 아직 올 시즌 월간 MVP를 두 번 수상한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일본 야구전문매체 '베이스볼 킹'에 의하면 월간 MVP를 한 시즌 두 번 이상 따낸 선수는 2010년 이후 2~5명 정도였다. 2010년에는 2명, 2011년과 2012년 3명, 2013년은 5개월 연속 MVP의 기염을 통한 다나카 마사히로(당시 라쿠텐, 현 뉴욕 양키스)를 비롯해 5명, 그리고 지난해에는 2명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 없다. 이대호, 아키야마, 그리고 오오노 유다이(주니치)의 이름에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이대호는 2012년 5월과 7월에 걸쳐 두 차례 월간 MVP를 획득해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대호는 2012년 5월 타율 3할2푼2리, 8홈런, 19타점을 기록했으며 7월에는 타율 3할3푼8리, 7홈런, 18타점으로 징검다리 수상에 성공했다.
만약 이대호가 연속 수상에 성공한다면 양대리그를 통틀어 2013년 무라타 슈이치(요미우리) 이후 처음으로 월간 MVP를 2개월 연속 수상하는 선수가 된다. 당시 무라타는 2013년 7월과 8월 연속 월간 MVP에 오른 바 있다. 다만 8월은 발렌틴(야쿠르트)와 공동 수상이었다. 지난해에는 야수 중 연속은커녕 월간 MVP를 두 번 받은 선수조차 없었다. 분명 쉽게 나오지는 않는 기록임에 분명하다. 이대호의 방망이가 6월 막판 이 목표를 향해 폭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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