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무산' 에스트라다, 27년만 대기록 달성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25 03: 51

메이저리그(MLB) 통산 28승의 투수가 퍼펙트게임이라는 단어를 연상하게 했다. 그러나 내야 안타 하나에 모든 것이 허사가 됐다. 마르코 에스트라다(32, 토론토)가 아쉬움을 삼켰으나 또 다른 분야에서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데는 성공했다.
에스트라다는 25일(이하 한국시간)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8회 1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치며 미 전역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그러나 8회 1사에서 나온 포사이드의 3루수 방면 내야안타에 눈물을 흘렸다.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운은 따르지 않았다.
직전 등판이었던 20일 볼티모어전에서 7이닝 노히트를 기록하는 등 7이닝 1실점의 호투를 선보이며 시즌 5승째이자 4연승을 내달렸던 에스트라다는 이날도 초반부터 뛰어난 완급조절을 선보이며 탬파베이 타선을 가로막았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90마일(145㎞) 아래로 평범했지만 체인지업과 커브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탬파베이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동료들은 득점 지원은 해주지 못했으나 수비 지원은 확실히 했다. 7회에는 까다로운 타자인 롱고리아의 타구가 우측 파울 지역으로 뜨자 우익수 바티스타가 전력질주해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냈다. 8회에는 진기명기가 나왔다. 선두 데헤수스의 타구가 3루 파울 지역으로 힘 없이 뜨며 관중석으로 향했다. 그런데 3루수 도날드슨이 한 번의 도움닫기 이후 관중석으로 다이빙, 몸이 완전히 관중석으로 들어간 상황에서 이를 잡아내는 엄청난 수비를 선보였다.
그러나 퍼펙트라는 운은 에스트라다의 사주에 없었다. 8회 포사이드의 빗맞은 타구가 3루수 방향으로 향했다. 이에 대시한 도날드슨이 이를 맨손으로 잡아 1루로 던졌으나 간발의 차이로 포사이드의 발이 1루에 먼저 도달했다. 비교적 확연한 세이프에 토론토 벤치는 챌린지까지 걸며 마지막 희망을 걸었으나 판정이 번복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에스트라다는 흔들리지 않고 카브레라와 가이어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8회를 마쳤다. 8회까지 108개의 공을 던졌지만 0-0으로 맞선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에스트라다는 엘모어를 중견수 뜬공으로, 수자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2사 후 키어마이어에게 2루타를 맞은 뒤 강판됐으나 오수나가 버틀러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실점은 올라가지 않았다.
내야안타 하나에 퍼펙트, 노히터가 모두 날아갔지만 자신의 역대 최고 경기는 완성시켰다. 이날 에스트라다의 성적은 8⅔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2008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에스트라다는 8이닝 이상 3피안타 이하 경기가 단 한 번도 없었으나 이날 그 기록을 썼다.
또한 엘리아스 스포츠뷰로에 의하면 에스트라다는 1988년 데이브 스팁(토론토) 이후 2경기 연속 7이닝을 노히트로 시작한 첫 번째 투수가 됐다. 27년 만에 나온 의미 있는 기록이다. 다만 토론토 타선도 9회까지 1점을 뽑지 못하며 5경기 연속 승리를 이루지는 못했다.
에스트라다는 2008년 워싱턴에서 MLB에 데뷔했으며 밀워키와 토론토를 거치며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169경기(선발 80경기)에서 28승29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한 시즌 최다승은 밀워키 시절이었던 2013년과 지난해 기록한 7승. 올 시즌 시범경기 당시에는 강정호(28, 피츠버그)에게 첫 홈런을 허용한 선수로 우리 팬들에게도 낯익은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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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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