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권혁-윤규진 향한 다른 대처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6.25 06: 02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 23일 대전 넥센전에서 두 번이나 마운드에 올라갔다. 절체절명의 순간 마운드에 올라가 투수를 진정시키는 게 김성근 감독 스타일이지만, 5연패에 빠진 이날은 이례적으로 두 번이나 마운드에 오르 정도로 절박했다. 
그런데 두 번의 마운드 방문에서 취한 김 감독의 모습이 달랐다. 권혁에게는 세심하게 뺨을 어루만졌다. 3-1로 리드한 7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넥센이 서건창을 대타로 기용하자 김 감독은 마운드를 향했다. 권혁이 볼넷과 안타를 맞으며 흥분한 모습이 보였다. 
이에 김성근 감독은 뺨을 만지며 "왜 흥분 하냐. 마음을 가라 앉혀라"고 주문했다. 권혁은 서건창과 승부 중 정근우와 눈빛으로 신호를 맞춰 기습적으로 2루 견제구를 던져 홍성갑을 잡아냈다. 다소 흥분한 상태였지만 김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 진정을 찾은 결과였다. 

김 감독은 "월요일 쉬는 날 미리 연습한 건데 잘했다"고 칭찬했다. 권혁은 "팀이 연패를 하고 있었고,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나도 모르게 힘이 많이 들어갔다. 감독님께서 진정시키기 위해 올라오신 것이다. 이젠 감독님이 마운드로 오시는 게 어색하지 않다"며 웃었다. 
하지만 한화는 9회초 다시 고비가 왔다. 마무리 윤규진이 1사 후 유한준에게 안타를 맞은 뒤 김민성에게도 초구에 볼을 던지자 김성근 감독이 또 한 번 마운드에 올랐다. 김 감독은 볼을 세심하게 만진 권혁과 달리 윤규진에게는 배를 만지고, 가슴팍을 찌르며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권혁에게 한 행동과 말이 달랐듯 윤규진에게 전한 말도 달랐다. 김 감독은 "윤규진에게 2점을 주라고 했다. 동점이 되면 9회말 우리가 1점을 내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편하게 던져라 했다"고 말했다. 컨트롤이 흔들리던 윤규진은 김 감독 방문 후 거짓말처럼 안정을 찾아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김 감독은 마운드에서 두 선수를 향한 대처법이 달랐던 것에 대해 "윤규진은 침착하고, 권혁은 익사이팅하다"고 요약 설명했다. 투수의 성향에 따라 마운드 방문시 취하는 행동이나 주문사항이 다를 수밖에 없다. '맞춤형' 지도인 것이다. 김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결과가 좋으니 최고의 특효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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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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