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HR 페이스’ 브라운, 지금부터가 진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25 13: 00

‘소리 없이 강하다’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아주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하며 팀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SK 외국인 선수 앤드류 브라운(31)이 벌써 18개의 홈런포를 터뜨렸다. 산술적으로는 40개 가까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최근 외국인 덕을 보지 못했던 SK의 불운을 깨끗하게 날릴 수 있는 축포다.
브라운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1회 두산 선발 스와잭을 상대로 중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23일 경기에서 팀의 유일한 득점을 홈런으로 장식했던 브라운의 2경기 연속 홈런. 최근 타격감이 다소 떨어져 있었던 브라운이지만 연속 홈런포를 터뜨리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사실 브라운의 성적은 에릭 테임즈(NC)나 야마이코 나바로(삼성)처럼 팬들의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올 시즌 최고 외국인 타자 중 하나라고 할 만하다. 브라운은 24일까지 66경기에서 타율 2할8푼1리, 18홈런, 4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62다. 홈런에서는 리그 7위, OPS는 리그 9위다.

이 정도면 최근 외국인 잔혹사를 날려버리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수치다. 지난해 SK 유니폼을 입었던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은 화려한 MLB 경력이 관심을 모았으나 정작 뚜껑을 열자 잔부상으로 고전한 끝에 퇴출됐다. 브라운은 그런 스캇의 교훈을 집중투자한 선수다. 화려한 방망이 이름값보다는 부상이 없는 선수, 수비가 되는 선수, 일정 부분의 기동력을 갖춘 선수가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린 SK는 치열한 스카우트전 끝에 브라운을 영입했고 올 시즌 일정부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창단 이후 최정상급 외국인 타자 선발 사례로도 기억될 전망이다. 브라운 이전에 10명의 외국인 타자와 함께 했던 SK에서 가장 화려했던 선수는 역시 2004년의 호세 페르난데스다. 페르난데스는 2002년 132경기에서 타율은 2할8푼1리였으나 무려 45개의 홈런을 때렸다. 타점은 107타점이었다. 그러나 함께 했던 시간이 짧았던 것은 아쉬웠다. 너무 잘했던 페르난데스는 다음해 일본무대로 떠났고 2013년까지 일본에서 뛰며 롱런했다.
그 외에 비교적 성공했다고 할 만한 선수는 2000~2001년, 그리고 2004년에 뛰었던 틸슨 브리또다. 브리또는 수준급 방망이와 안정된 수비력으로 SK 팀 전력 향상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 2003년 뛰었던 에디 디아즈도 112경기에서 타율 2할8푼5리, 22홈런을 기록하며 어느 정도 성적을 냈다. 그러나 혼즈, 사오타니, 스캇과 같이 중도 퇴출된 선수도 적지 않다. 브라운이 이 정도 성적을 유지한다면 그 자체로도 성공 사례가 될 전망이다.
브라운의 진짜 시즌은 지금부터라는 기대도 있다. 브라운은 한동안 자신의 약점이었던 집요한 바깥쪽 승부에 다소 고전했다. 특히 득점권 상황에서 그랬다. 그러나 초반 이후 이런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는 데 집중하면서 타율이 쭉쭉 올라왔다. 실투를 놓치지 않는 힘은 검증이 됐다. 득점권 타율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아쉽지만 결과적으로 시즌 타율에 조금씩 수렴해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있다.
무엇보다 성실하게 팀 라인업을 지켜준다는 것만으로도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다. 브라운의 한 방이 있는 SK 타선과 그렇지 않은 타선은 차이가 꽤 난다. 김용희 SK 감독은 “계속해서 나아질 선수다. 2~3년 정도 한국에서 계속 뛸 수 있다면 최고의 선수가 될 수도 있다”라고 브라운의 기량을 믿고 있다. 브라운이 SK의 외인타자 역사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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