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버’, 시청률이 아쉽긴 했다. 지난 25일 12회로 막을 내린 ‘더러버’는 실제 커플들의 얘기를 보는 듯, 리얼한 스토리로 큰 공감을 이끌어냈고 배우들의 생활연기로 공감도를 더욱 높였다.
Mnet 목요드라마 ‘더러버’(극본 김민석, 연출 김태은)는 19금 드라마로 초반부터 ‘센’ 장면들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더러버’의 중심에는 ‘공감’이 있었다. 타쿠야와 이재준의 관계는 특별했지만 사랑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네 커플의 얘기는 시청자들의 얘기이기도 했다.
시청률이 아쉽긴 하다. 하지만 마니아층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엄청난 화제, 높은 시청률을 남기지는 못했어도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인상 깊게 남았다.

극 중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동거를 택했던 리얼한 30대 커플 오도시(오정세 분)와 류두리(류현경 분), 띠동갑 연상연하커플 정영준(정준영 분)과 최진녀(최여진 분), 동거초보 사랑꾼 커플 박환종(박종환 분)과 하설은(하은설 분), 남남 룸메이트 타쿠야(타쿠야 분)와 이재준(이준재 분)은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을 울고 웃겼다.
이날도 네 커플의 얘기는 현실적이었다. 특히 커플의 위태로운 관계를 리얼하게 그렸다. 도시와 두리는 각자 다른 상황에 놓였다. 두리는 정직원이 됐지만 도시는 떨어졌다. 거기다 도시는 아버지의 건강악화로 아버지 곁에 있어야 하는 이유로 두리와 떨어져 있어야 했다. 항상 모든 걸 함께 하고 같이 시간을 보냈던 사람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위기가 왔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지 않나. 거기다 두리가 도시에게 프러포즈를 했지만 도시는 “너 맘 너무 고맙다. 그런데 결혼은 아닌 것 같다. 부담주기가 싫다. 나도 너랑 살고 싶다. 이런 식으로는 아닌 것 같다”고 거절, 30대라면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커플의 얘기였다.
이는 영준, 진녀 커플도 마찬가지. 서로의 상황이 달라지면서 관계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얘기도 공감을 자아냈다. 남녀 둘 중 한 사람이 바빠지고 한 사람이 기다리는 경우, 섭섭함과 피곤함이 쌓이면서 관계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걸 리얼하게 보여줬다.
특히 결혼을 앞둔 환종과 설은은 결혼을 준비하면서 트러블이 생겼고 결국 서로에게 상처줬다. 환종은 의도가 없었다고 하지만 설은이 돈이 없다는 걸 건드렸고 설은은 환종이 결혼준비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것, 두 사람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고 헤어졌다. 결혼 준비를 하다 헤어지는 커플의 모습 그대로였다.
‘더러버’는 스토리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드라마를 더욱 맛깔나게 만들었다. 실제 같은 이들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고 마치 CCTV를 설치하고 이들의 생활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했다.
오정세와 류현경은 진짜 커플 같이 파격적인 스킨십뿐만 아니라 커플의 얘기를 듣는 듯 두 사람의 대화는 자연스러웠다. 연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두 사람 모두 내공 있는 연기자기에 가능했던 호흡이었다.
이외에도 정준영과 최여진, 박종환과 하설은도 현실감 있는 연기를 펼쳤다. 타쿠야와 이재준 또한 전혀 위화감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 8명의 배우는 임팩트 있는 연기로 ‘더러버’의 매력을 배가 시켜줬고 극의 완성도도 높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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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더러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