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SK 와이번스 외야수 조동화(34)는 수비 도중 외야에 주저앉았다. 근육경련 때문이었다.
근육경련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은 흔히 쥐가 났다고 말한다. 25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3루측 덕아웃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용희 감독은 전날 경기 상황을 떠올리며 “고양이를 풀어놓든가 해야지…”라고 농담을 던져 취재진을 웃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아찔한 장면이었음은 분명하다. 김 감독은 “처음엔 발목 같은 곳이 크게 다친 줄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에는 물을 계속 먹어야 전해질 균형이 맞춰진다. 일반인들과는 땀 흘리는 게 다르므로 계속 먹어줘야 하는데, 그런 습관이 없는 선수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옛날 이야기로 넘어갔다. 옛 기억에 젖은 김 감독은 “옛날에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물을 마시지 못하게 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도 극기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고등학교 때 야구장 외야 밖에 수영장이 있었는데 물이 마시고 싶으면 파울이 나올 때 수영장에 들어가기도 했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지금 생각해보면 비상식적이지만 그땐 수영이나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지 말라고 했다. 투수들은 팔꿈치가 아프면 소금을 볶아서 갖다 대곤 했다”고 말을 이었다. 지금은 피칭을 마친 투수들이 아이싱을 하는 것과 달리 과학적 지식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과거엔 반대로 경기 후 뜨거운 탕에 들어갔던 투수들이 많았던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재활이라는 것도 없었다. 지금이야 스포츠 의학이 발달해 어깨가 아프면 회전근개 어딘가가 안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옛날엔 폼이 나빠졌다고 생각해 그만 두는 일도 많았다. 투포환에 쓸 것 같은 공으로 던지게 하기도 했다”며 김 감독은 과학적인 방법과 거리가 멀었던 옛날의 선수 관리법을 계속 소개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하기 어려웠을 정도로 현대 야구는 여러 부문에서 과학의 힘을 많이 빌리고 있다. 훈련법과 몸 관리 노하우가 발전한 것은 물론 영양 섭취 과정에까지 과학이 이용되고 있다. 오래 전에는 먹거리가 귀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과잉을 걱정하는 시대다. 지금의 모습을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듯, 옛날 야구의 모습도 지금 기준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 김 감독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들렸던 이유는 그 때문일 것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