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홈런왕 레이스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젊은 거포들의 레이스 주도, 그리고 깜짝 홈런포 등 여러 가지 이슈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 중에서 내셔널리그의 거포들이 이른바 ‘통합 홈런왕’ 타이틀을 가져올 수 있을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5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MLB 홈런왕 레이스는 네 선수가 주도하고 있다. 27개로 선두에 올라있는 지안카를로 스탠튼(26, 마이애미)이 괴력을 선보이고 있고 역시 젊은 선수라고 할 수 있는 브라이스 하퍼(23, 워싱턴)가 24개로 그 뒤를 쫓고 있다. 23개로 3위인 토드 프레이저(29, 신시내티)가 깜짝 스타라면, 역전의 용사인 알버트 푸홀스(35, LA 에인절스, 23개)의 부활은 팬들에게 반가운 광경이다.
이 중 세 선수는 모두 자신의 경력 최고를 향해 가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거포인 스탠튼은 한 시즌 최다 홈런이 37개(2012·2014)인 선수. 그런 스탠튼은 아직 시즌이 절반도 흐르지 않은 시점에서 27개의 홈런을 때리며 자신의 경력 최고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한 달 정도 빠른 페이스다.

잠재력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하퍼는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인 2012년의 22개를 넘어섰다. 하퍼는 데뷔 시즌이었던 2012년 22개의 홈런과 59타점을 기록한 뒤 부상으로 출전 경기수가 줄어들며 그 후 2년간은 당시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24개의 홈런으로 자신의 최고 기록을 썼다. 프레이저 또한 최다 홈런 기록이 지난해 29개였던 선수다. 하락세를 걷고 있었던 푸홀스는 2012년 이후 첫 30홈런에 도전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중 세 선수가 내셔널리그 선수라는 점. 내셔널리그 소속으로 MLB 통합 홈런왕에 오른 마지막 선수는 알버트 푸홀스였다. 푸홀스는 세인트루이스 시절이었던 2009년 47개의 홈런을 때리며 프린스 필더(당시 밀워키, 46개), 라이언 하워드(필라델피아, 45개)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홈런왕에 올랐다. 2008년에는 하워드가 48개로 1위였고 하워드는 2006년에도 통합 홈런왕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그 후로는 5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선수들이 홈런 괴력을 선보였다. 호세 바티스타는 2010년 54개, 2011년 43개를 때리며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2012년은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44개)가 홈런왕에 오르는 등 40홈런 이상을 때린 6명의 선수 중 5명이 아메리칸리그 소속이었다. 2013년에는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 53개)가 유일한 50홈런 선수가 됐고 지난해에는 넬슨 크루스(볼티모어, 40개)가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지난해 양대리그 통합 홈런 10위 내에 내셔널리그 소속 선수는 2명(스탠튼, 앤서니 리조)밖에 없었다. 아메리칸리그 소속 선수들의 강세가 도드라졌다. 그러나 올해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스탠튼이 가장 강력한 후보로 치고 나가고 있고 하퍼의 페이스 또한 예사롭지 않다. 25일까지 홈런 9위 내에는 내셔널리그 소속 선수들이 6명이나 된다. 물론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 있어 어떤 변수가 나올지는 예단할 수 없다. 그러나 현 시점까지 내셔널리그의 힘이 거센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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