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브룩스 레일리 대신 조쉬 린드블럼을 넥센 히어로즈전 선발로 예고했다.
롯데는 26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질 넥센전 선발투수로 린드블럼을 예고했다. 원래 25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 선발출전 예정이었던 레일리는 선발 등판일정이 더 뒤로 밀려 27일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린드블럼과 레일리는 롯데 마운드의 조커와 같은 존재다. 선발진이 무너져 토종 선발로는 송승준 홀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외국인투수 2명의 배치를 놓고 항상 고민하는 이종운 감독이다. 린드블럼은 지난 2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4⅔이닝 12피안타 7실점으로 크게 무너진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4일 휴식 후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하면서까지 선발로 나선다.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레일리의 넥센전 성적이 걸린다. 올해 넥센전 1경기에 나선 레일리는 승패 없이 4⅓이닝 9피안타 1피홈런 4실점을 기록했다. 올해 레일리의 특징이 있다면 다소 심하게 갈리는 좌우타자 편차다. 피안타율은 좌타자 2할4푼8리, 우타자 2할5푼8리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아 보이지만, 피OPS는 좌타자 0.587, 우타자 .800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좌완투수로서 우타자에게 약한 전형적인 모습이다.
레일리는 많은 좌투수들이 구사하는 체인지업 대신 몸쪽을 파고드는 커브를 우타자들에게 던진다. 시즌 초반에는 이게 잘 먹혔지만, 이제 상대 타자들도 레일리의 투구패턴을 파악했다. 그래서 레일리는 우타자가 많은 팀에 고전하는 경향이 있다. 올해 레일리의 우타자 상대 피홈런은 12개, 반면 좌타자 상대로는 1개 뿐이다.
넥센은 우타 거포들이 즐비한 팀이다. 박병호(22홈런)를 필두로 유한준(16홈런), 김하성(13홈런), 윤석민(8홈런), 박동원(7홈런), 김민성(6홈런) 등 언제든지 홈런을 날릴 수 있는 우타자들이 포진되어 있다.
그런데 레일리는 넥센전을 완전히 피할 수 없다. 선발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3연전 중 하루는 무조건 나와야 한다. 왜 린드블럼의 휴식일을 하루 줄이면서까지 로테이션이 조정됐을까. 3연전 첫 날 경기를 잡고 가겠다는 롯데 코칭스태프의 판단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올해 린드블럼은 넥센전 2경기에서 1승 13이닝 평균자책점 4.15로 나쁘지는 않았다.
로테이션 조정은 일종의 모험수라고 볼 수 있다. 올해 롯데는 원투펀치의 선발 로테이션을 가장 자주 조정한 팀이었다. 결과에 따라서는 후유증이 남을 우려도 있다. 결국 린드블럼의 어깨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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