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섹시퀸’이 돌아왔다. 몰려 올라오는 걸그룹의 기세 속에서 이 12년차 노련한 여가수는 여왕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채연은 지난 25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롤링홀에서 열린 컴백 기자간담회에서 섹시 콘셉트를 가진 걸그룹 후배들과의 차별점에 대해 “앨범을 준비하며 모니터를 많이 했다. 아이돌이 워낙 많으니까, 내가 이 틈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내가 채연이라는 사람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일 걱정되는 건 무대에 여러 명이 나와서 춤추는 모습 보다가 한명이 춤추면 허전해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나만해도 그런데 다른 사람도 그렇게 느낄 거라 생각해서 걱정이다. 하지도 말까? 그런 생각도 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내 “나의 결론은 그런 것인 거 같다. 처음에 했던 것처럼 하자. 색다른 것을 하지도 말고 그 어떤 것을 과하게 보여주지도 말고 예전 채연 모습 그대로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자신만의 소신을 말해 여왕의 귀환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간 채연은 국내 활동을 줄인 대신 중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대표적인 한류 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이번 앨범 활동 역시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이뤄질 예정. 채연은 “이번에는 한국을 집중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60% 정도는 한국에서 활동에서 나머지는 중국에 가는 걸로 한다. 한국에 목이 말랐던 만큼 한국에 집중해 활동하고 싶다”고 알렸다.
역시나 주목해서 보고 있는 후배는 동시기 컴백하는 씨스타와 AOA였다. 채연은 “내가 봐도 예쁜 친구가 너무 많다. 그리고 또 어리다. 지금 아마 나와 비슷하게 앨범 나오는 AOA, 씨스타도 항상 노래를 즐겨듣고 있고, 안무도 즐겨 따라 했었고, 그래서 굉장히 좋게 봤다”고 말헀다. 또 “그리고 웬만한 걸그룹은 다 제가 보고 있어서 다 좋다. 내가 워낙 예쁜 여자들을 좋아한다”며 걸그룹 후배들을 향한 애정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12년 동안 섹시 콘셉트를 고수해 온 채연은 이번에도 섹시 콘셉트를 하게 됐다. 다만, 그간의 내공은 그의 섹시한 매력을 한층 자연스럽게 다져줬다. 여전히 섹시 콘셉트가 “어색하다”는 채연은 “예전에는 노려보고 어떻게 해야 더 섹시해 보일까? 하는 그런 느낌이 있다면 지금은 내가 하면서도 더 편안한 느낌이다. 섹시해 보여야지 그런 느낌으로 하는 건 아니어서 보는 사람도 조금은 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자신만의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채연처럼 관록있는 여가수의 컴백은 아이돌 그룹이 평정하고 있는 가요계에 풍성함을 더해줘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과연 신곡 ‘안봐도 비디오’를 보여주는 채연의 모습은 한층 편안하고 노련하다. 과연 그는 바람처럼 “기억에 남을만한” 활동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5년 만에 돌아온 채연의 싱글 타이틀 곡 ‘안봐도 비디오’는 단순하지만 중독성 강한 브라스 테마라인에 신나는 비트를 기반으로 한 레트로 펑크 팝이다. 통통 튀는 트랙과 섹시하면서도 상큼 발랄한 보컬이 절묘한 어울림을 이루고 있는 이 곡은 남자들의 눈에 보이는 뻔한 거짓말과 행동을 꼬집은 가사가 특징이다.
락스톤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석원용 프로듀서가 기타연주로, ‘언프리티 랩스타’ 육지담의 랩 선생님으로 알려진 허인창이 피쳐링 랩으로 힘을 모았다. 더불어 뮤직비디오에는 아이돌 그룹 블락비 재효가 남자주인공으로 출연, 채연과 연상연하 커플 연기를 선보인다.
한편 채연은 2003년 1집 앨범 ‘잇츠 마이 타임(It's My Time)’으로 데뷔해 ‘둘이서’, ‘오직 너’, ‘흔들려’, ‘사랑 느낌’ 등 다수의 히트곡을 만들어내며 사랑받았다. 그간 중국 시장에서 가수 및 배우 맹활약을 펼친 그는 중화권의 대표적인 한류 스타로 인정받고 있으며 한중을 오가는 바쁜 일정 가운데도 국내 활동을 위해 새 앨범 제작 전반에 참여하는 열정을 보였다. ‘안봐도 비디오’는 26일 0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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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